연결 가능 링크

[심층: 북한-이란 군사협력 2] 완성품 넘어 기술·부품·금융까지…북-이란 미사일 협력망의 진화

지난 2016년 9월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구정지위성용 신형 로켓 엔진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지난 2016년 9월 북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구정지위성용 신형 로켓 엔진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은 완성품 이전을 넘어 추진체와 핵심 부품, 기술자·기업·금융망으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협력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 지원이 이란 재건에 필수는 아니라는 평가 속에서도 전후 협력이 빠르게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양국 거래가 중국·러시아까지 잇는 다자 군수망 속에서 더욱 확대될지도 주목됩니다.

“‘80톤 부스터’…완성품 넘어 공동 작업까지”

북한과 이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브루스 벡톨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80톤 로켓 부스터’를 완성품·생산기술 이전을 넘어선 양국 공동 작업의 사례로 꼽았습니다.

벡톨 교수는 “화성-15형 1단에는 화성-12·14형의 단일 추력기 장치와 달리 2개의 추력기를 갖춘 완전한 RD-250 로켓 모터로 보이는 엔진이 쓰인다”며 “이 엔진은 해수면에서 80톤의 추력을 내며, 이것이 북한이 이란과 협력 중인 ‘80톤 로켓 부스터’ 체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 앤젤로주립대 교수] “The first stage of the Hwasong-15 uses what looks like a complete RD-250 rocket motor with two thrusters (instead of the one-thruster unit used by the Hwasong-12/14). This engine has 80 tons of thrust at sea-level. This is probably the system with the 80-ton rocket booster that the North Koreans are collaborating on with the Iranians.”

미 재무부 기록에도 부스터 개발에 참여한 이란 기술자들과의 계약 협상 내용이 나옵니다.

재무부는 2016년 이란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 기술자들이 북한 정부가 개발 중이던 ‘80톤 로켓 부스터’ 작업을 위해 방북했다고 밝혔습니다. SHIG 국장 세예드 미르아마드 누신과 이란 국방부 고위 당국자 세예드 메흐디 파라히가 부스터 개발에 핵심 역할을 했으며, 계약 협상 기간 평양을 방문했다고도 적시했습니다.

재무부는 ‘80톤’이 중량인지 추력인지, 어떤 미사일·엔진과 관련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벡톨 교수는 화성-15형 엔진의 구조와 추력을 근거로 이를 RD-250 계열 추진체계와 연결했습니다.

공개 기록은 이후 장거리 미사일 협상과 부품 이전 정황까지 이어집니다.

재무부는 2020년 SHIG 산하 샤히드 하지 알리 모바헤드 연구센터가 북-이란 미사일 협력에서 핵심 역할을 했고, 누신이 북한 측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사업을 협상하는 데 핵심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듬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는 양국이 장거리 미사일 개발 협력을 재개했으며, 여기에는 핵심 부품 이전이 포함됐고 가장 최근의 관련 선적은 2020년에 이뤄졌다는 한 회원국 정보가 담겼습니다. 이란은 전문가패널의 조사와 분석에 허위 정보와 조작된 자료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부인했습니다.

“기술자·회사·은행까지…현지에 구축한 협력망”

윌리엄 뉴컴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은 북한이 이란을 장기적인 ‘고객국’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은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와 그린파인 같은 업체를 두고 군사고문과 기술자는 물론, 단천상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 담당자들까지 이란에 순환 배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 뉴컴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 “From this beginning, NK fostered the development of Iran as a client state (I mean that exactly as I state it), establishing firms (KOMID, Green Pine, etc.) and assigning military advisors, technicians and even finance officials (Tanchon Bank mostly) to duty tours there.”

공개 제재 기록에도 무기 수출업체와 금융기관이 결합한 구조가 나타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2009년 북한의 주력 무기 수출업체인 KOMID와 단천상업은행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2012년 위원회 보고서는 단천은행이 KOMID의 탄도미사일 판매를 금융 지원하고, KOMID와 이란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의 탄도미사일 거래에도 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직과 담당자가 드러났다고 대금 흐름까지 모두 복원되는 것은 아닙니다.

뉴컴 전 위원은 “자금 조달은 출처와 목적지, 용도를 감추는 여러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어 다소 불투명하다”며 “‘확실한’ 금융 증거를 찾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장부 회계로, 장부 기재는 계정이 대조·정산될 때까지 은행 거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위장회사뿐 아니라 기존 외국 기업이 북한을 대신해 대금을 지급하거나 해외 기업들 사이의 미수금과 미지급금을 맞바꾸려 한 사례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 뉴컴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 “Financing is admittedly a bit murky, since it can be conducted in a variety of ways to disguise origin, destination, and purpose. […] Another difficulty in looking for ‘hard’ financial evidence is the use of ledger accounting—bookkeeping entries don’t leave bank transaction traces until reconciled and settled. […] For example beyond use of fronts, we documented established foreign firms making payment on the DPRK’s behalf and attempts to swap accounts receivable and payable among foreign based firms.”

현지 인력의 흔적도 이어졌습니다. 유엔이 2012년 그린파인이 KOMID 활동의 상당 부분을 넘겨받았다고 밝힌 데 이어, 미 재무부는 2023년 테헤란 주재 그린파인 대표 강경일과 리성일을 제재했습니다. 재무부는 당시 그린파인이 이란 방위산업체들에 무기와 기술 지원을 제공했다고 적시했습니다.

“디에고 가르시아…무수단 계열인가, 개조 발사체인가”

과거의 이전 기록을 현재 전장에서 사용된 특정 기종과 연결하려면 별도의 증거가 필요합니다.

미국 언론은 지난 3월 이란이 인도양의 미·영 합동기지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기를 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기는 비행 중 고장 났고, 미군 함정은 다른 1기를 향해 SM-3 요격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격에 사용된 미사일의 기종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벡톨 교수는 공격에 쓰인 미사일을 북한 무수단 계열로 봤습니다. 그 판단의 출발점은 2005년 대이란 이전을 둘러싼 미국 측 평가입니다.

벡톨 교수는 “의심할 여지 없이 북한은 2005년 이란에 부품만이 아니라 완전한 무수단 체계를 이전했다”며 “이는 2005년 언론에 보도됐고, 이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 국무부 전문에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벡톨 / 앤젤로주립대 교수] “Let there be no doubt. North Korea proliferated complete Musudan systems to Iran in 2005 - not just "components." This was reported in the press in 2005 and then again found on WIKILEAKS based on a State Department cable.”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10년 미 국무부 전문에는 북한이 BM-25, 즉 무수단 19기를 이란에 이전했다고 미국 측이 판단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미국 측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정보 교환에서 이전을 뒷받침하는 직접 증거가 제시됐다고 반박하면서도, 이란 내 미사일 사진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벡톨 교수는 이 같은 미국 측 판단과 무수단의 사거리 등을 토대로 공격에 무수단 계열이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입증할 수는 없지만, 모든 증거는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이 무수단이었음을 가리킨다”는 평가입니다.

[브루스 벡톨 / 앤젤로주립대 교수] “I cannot prove, but all the evidence points to this was a Musudan that they launched at Diego Garcia.”

샘 레어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위원은 “이란이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무엇을 발사했는지에 관해 공개된 증거는 거의 없다”며 “전문가들 사이에는 탑재 중량을 극도로 줄인 호람샤르와 약간 개조한 우주발사체라는 두 가설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다고 볼 만큼 증거가 충분한지는 모르겠지만, 내 견해로는 전시 상황에서 이란이 실행하기에는 탑재 중량을 크게 줄인 호람샤르가 더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샘 레어 / 미국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위원] “There is very little publicly available evidence about what the Iranians launched at Diego Garcia. There are mainly two theories among the expert community. One is that it was a Khorramshahr with a very very small payload. The other is that it was a lightly modified space-launch vehicle. I don't know if there is enough evidence to lend credence to one over the other, though in my opinion a very light Khorramshahr would be easier for the Iranians to do under wartime conditions.”

벡톨 교수는 무수단 계열에 무게를 뒀지만, 레어 연구위원은 공개 증거만으로 경량화한 호람샤르와 개조 우주발사체 가운데 하나를 택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전후 재건…북한 지원은 ‘필수’인가 ‘선택지’인가”

이란의 자체 생산 능력과 전쟁 직후의 전력 공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손상된 생산 라인을 되살리는 중장기 과제와 비축분·운용 인력을 보충하고 발사기지를 복구하는 긴급 과제에 따라 외부 지원의 역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파진 나디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 복구 과정에서 더 두드러진 외부 공급원은 북한보다 중국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나디미 연구원은 “호지르를 비롯한 생산시설들이 2026년 광범위한 피해를 입은 뒤, 최근 복구에는 추진제 전구물질 등 중국산 이중 용도 물자와 부품이 더 두드러지게 투입됐다”며 “다만 이란이 생산 라인을 재건하고 터널 설계를 개선하는 데 북한의 전문성을 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과의 은밀한 기술 협의나 특수 부품 이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공개 증거는 이란의 핵심 체계, 특히 샤하브 계열과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이 현재 북한 지원에 의존한다는 결론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파진 나디미 /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Recent reconstitution efforts following extensive damage to production facilities (including sites such as Khojir and others struck in 2026) have drawn more prominently on Chinese dual-use materials and components, such as propellant precursors, but Iran might also seek North Korean expertise in rebuilding its production lines and improve its tunnel designs. […] While covert technical consultations or specialized component transfers from the DPRK cannot be entirely excluded, the available evidence does not support the conclusion that Iranian production of core systems—particularly Shahab-family and solid-fueled missiles—depends on ongoing North Korean assistance.”

나디미 연구원이 현재 미사일 생산의 대북 의존도를 짚었다면, 뉴컴 전 위원은 비축분·발사기지·인력의 공백을 메우는 초기 재건 단계에 주목했습니다.

뉴컴 전 위원은 “군사 거래와 협력의 역량과 종류가 확대되고 여러 무기 생산공장을 건설해 설비까지 갖춰온 기록을 보면, 미국의 공격 전까지 양국 관계가 중단 없이 확대돼 왔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 뉴컴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 “Should you look at the record established by tracking the increasing capabilities and variety of military trade and collaboration, including building and equipping various arms manufacturing plants, it seems clear to me that the relationship has been on an uninterrupted upward trend up until the U.S. attacked.”

뉴컴 전 위원은 전쟁 뒤 이란에 막대한 재건 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지불할 석유 수출 수익이 있는 만큼, 외화 수입을 원하는 북한과의 협력이 빠르게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탄도미사일과 방공미사일 비축분 보충, 발사기지 복구가 초기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이란의 자체 생산·인력 역량이 회복될 때까지 북한이 고문단과 훈련을 제공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윌리엄 뉴컴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전문가패널 위원] “Replenishing the ballistic and air defense missile stock plus rebuilding launch sites would be an early priority […] and importantly supplying advisors and training until domestic manufacturing and manpower capabilities are reestablished.”

“양자 거래 넘어 ‘CRINK 생산망’으로”

과거 북-이란 협력망이 KOMID와 그린파인, 단천상업은행을 축으로 움직였다면, 최근에는 양국 간 직접 거래를 넘어 다자 생산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앤서니 셀소 앤젤로주립대 안보학·형사사법학과 교수는 그 배경을 양국이 공유하는 전략적 이해관계에서 찾았습니다.

셀소 교수는 “이란과 북한의 관계는 이념적이고 거래적이며 기회주의적이고, 두 나라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이란은 북한의 무기와 기반시설 지원, 기술을 받는 대가로 석유와 달러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두 나라는 미국 중심 질서를 뒤엎고 제재를 회피하려는 현상 변경 세력인 러시아·중국과 보조를 맞춘다”고 설명했습니다.

[앤서니 셀소 / 앤젤로주립대 안보학·형사사법학과 교수] “The Iran-North Korea relationship is ideological, transactional and opportunist. They are strategic partners. […] Iran provides oil/dollars for North Korean weapons, infrastructure support and technology. They align with Russia and China as revisionist powers that want to upend the US dominated order and evade sanctions.”

조너선 코라도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국장은 이런 전략적 연대가 군수 생산망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라도 국장은 “평양은 일시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올해 2월 말 전쟁이 격화된 뒤 대이란 이전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도 “이 관계는 수십 년 됐으며, 장기적으로 이번 분쟁은 북한이 이란과의 불법 무기 거래를 계속 확대할 동기와 기회를 키울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조너선 코라도 /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국장] “Pyongyang is momentarily cautious and has allegedly refrained from transfers to Iran since the war intensified in late February of this year. However, this relationship is decades old. Over the long term, this conflict will most likely catalyze the motive and opportunity for North Korea to continue expanding its illicit weapons transactions with Iran.”

코라도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관계의 성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 몇 년간의 중대한 변화가 이 관계를 재편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이전을 훨씬 넘어 북한과 이란이 참여하는 전례 없는 수준의 군수산업 협력에 문을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협력은 중국·러시아·이란·북한, 이른바 CRINK 국가들을 잇는 복합적인 군수 생산망으로 확대됐다”며 “최근 한 보고서는 이들 국가 사이의 군사·사이버·기술·경제 협력 사례를 600건 넘게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조너선 코라도 /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국장] “A significant shift over the past few years is reshaping the nature of this relationship. Russia's invasion of Ukraine has opened the door to an unprecedented level of military industrial cooperation with North Korea and Iran that goes far beyond simple transfers. Over time, this cooperation has expanded into complex military industrial production networks linking the CRINK (China, Russia, Iran, and North Korea) partners. One recent report documented over 600 instances of military, cyber, technological, and economic cooperation between CRINK partners.”

코라도 국장은 이런 변화가 북한의 무기 이전을 바라보는 틀도 바꾼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무기 이전을 일방적인 양자 거래로만 볼 것이 아니라 불법적인 CRINK 군수 생산망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로 봐야 한다”며 “오가는 것은 무기만이 아니라 지식과 인력, 이중 용도 물자, 생산 지원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맥락에서 북한과 이란의 군사 관계가 더욱 확대되고 진화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너선 코라도 / 코리아소사이어티 정책국장] “We should therefore think of North Korea's weapons transfers not simply as one-way bilateral exchanges, but rather as robust participation in illicit CRINK military production networks. […] And the transfers aren't just weapons; they consist of knowledge, personnel, dual use items, and production assistance. In this context, one should expect North Korea and Iran to accelerate and evolve their military relationship.”

현재 협력을 입증할 직접 증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전후 재건 수요와 다자 군수망이 협력 재개의 여건을 키울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실제 재가동 여부는 앞으로 포착될 기술자·특수 부품·자금의 흐름에서 드러날 전망입니다.

VOA 뉴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