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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 “김정은 신비화 전략 쓸 것”


한국 부산에 있는 동서대학의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는 북한의 선전 문학에 대해 책을 펴낸 북한 전문가입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당분간 후계자 김정은의 목소리를 공개 않는 등 ‘신비화 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이어스 교수는 또 북한의 3대세습이 남한의 진보진영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문)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자기 자신을 소개해 주시죠.

답) 저는 동서대학교의 브라이언 마이어스 입니다. 북한 학을 전공으로 했는데, 주로 북한의 선전이나 이론, 문화 등, 이런 것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문)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이 지난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 회의에서 김일성 주석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을 하고 등장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답) 굉장히 김일성을 연상케 하는 모습인데,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동당 간부들이 작년에 김정일에 대한 우상화를 애매하게나마 시작을 했을 때 그의 외모를 많이 칭찬 했다고 합니다. 즉, 김정은이 아버지 보다 잘 생겼고, 아버지보다 김일성을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한 모양입니다.

문) 김정은이 4-5차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아직 목소리가 공개 안됐습니다. 북한이 언제쯤 김정은의 목소리를 공개할까요, 아니면 공개하지 않을까요?

답) 제 생각에 공개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개인 우상화는 일제시대 천황 우상화를 본뜬 것이라는 것입니다. 일본 천황 같은 경우는 일본이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1945년 까지, 그의 목소리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김정일도 북한주민들의 대다수가 그의 목소리를 아직 듣지 못했을 거라고 제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의 목소리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일종의 신비전략으로 볼 수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문) 마이어스 교수님은 과거 북한이 사회주의 보다는 일본의 군국주의를 많이 닮았다고 주장을 하셨는데요, 북한의 삼 대 세습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답) 그렇죠, 그래서 이런 세습이, 삼대 세습이 올 거라고 미리부터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이 만일 공산주의 국가였으면, 이런 식으로 하지 못하겠지만,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군국주의를 표방하는 정권인 만큼 이러한 세습이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세습이 북한 이론에 더 잘 맞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정권의 모든 정당성의 원천이 바로 김일성에 대한 개인 우상화이기 때문입니다.

문) 북한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당, 정, 군의 핵심 간부들이 김정은의 권력 승계를 진짜로 인정하고 좋아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심 못마땅하면서도 할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제 생각에는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너무 어리고,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물론 풍기는 카리스마도 별로 없다는 것도 전부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적당한 후계자가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 주민들의 대부분이 아무래도 그렇게 생각할거라고 제가 생각합니다. 김일성 가족 출신 말고, 다른 사람이 만일 후계자가 되면 바로 정당성에 대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문) 북한은 군대도 가지 않은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를 주었는데요, 북한의 일반인들께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제 생각에 그런 칭호를 주는 것이 아주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김정은을 북한 주민들에게 선전으로 소개하는 과정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문) 식량난을 포함해서, 김정은의 권력승계에서 가장 큰 장애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제가 보기에는 권력 승계가 아닙니다. 북한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란 이 나라의 정당성을 장기적으로 어디서 찾느냐, 이 정당성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유지하느냐 입니다. 아무튼 이 문제가 권력승계보다는 훨씬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의 삼대세습이 남한의 진보세력이나 해외에 있는 친북 파들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그렇죠, 아무래도. 물론 남한의 진보도 북한을 공산주의, 좌익의 정권으로 잘못 보는 경향이 아직도 있습니다. 그런 이런 삼대 세습을 보면, 그런 공산주의란 개념과 양립시키기 불가능하죠. 그래서 제 생각에, 시간이 갈수록 남한의 진보도 북한이 좌익의 국가가 아니라 우익의 국가란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우익이라는 말은 민족주의란 말씀이시죠?

답) 네, 종족 민족주의 입니다. 북한이 표방하는 것은 완전히 공산주의와 일치 시키지 못하는 종족 민족주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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