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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들, 곰즈 씨 자살 시도에 우려와 석방 촉구


북한 정부는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곰즈 씨를 국제법에 따라 인도적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국제 인권단체들이 밝혔습니다. 인권단체들은 곰즈 씨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며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곰즈 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엄청난 고통과 고문을 받고 있을 겁니다. 당장 석방을 요구해야 합니다.”

곰즈 씨의 자살 시도 소식에 국제 인권단체들이 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라지브 나라얀 동북아 담당 연구원은 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자살 소식은 곰즈 씨가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정황은 알 수 없지만 곰즈 씨가 감당하기 힘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겁니다.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곰즈 씨가 고문을 받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곰즈 씨는 악명 높은 교화소에서 고문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게 분명하며, 곰즈 씨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 정부에 석방을 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의 소피 리차드슨 아시아담당 국장 역시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리차드슨 국장은 북한의 열악한 수감시설과 탈북자들의 많은 증언들을 적용해 볼 때 곰즈 씨의 상황이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교화 중인 곰즈 씨가 심한 죄책감과 자신에 대한 구원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미국 정부에 실망해 최근 자살을 시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자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곰즈 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관이 환자의 상태를 이해했다고만 짤막하게 밝혔습니다.

인권단체들은 그러나 북한 정부가 곰즈 씨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나라얀 연구원은 외부와의 접촉을 제한하고, 국제법과 기준을 무시한 채 공정한 재판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북한 정부가 곰즈 씨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의 전형적인 술책으로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겁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은 곰즈 씨가 과거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여기자들과는 다른 평범한 미국 시민임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인 여기자들은 전문적인 기자들로 주위에 저명한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있었지만 흑인인 곰즈 씨는 그저 북한 주민을 예수의 사랑으로 품길 원했던 겸손한 보통사람이라는 겁니다.

숄티 의장은 인권단체들이 곰즈 씨의 석방 운동에 대해 조용한 이유는 가족의 의사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조만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게 비공개 서한을 보내 곰즈 씨의 석방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곰즈 씨의 가족을 대변하고 있는 탈리아 슐레싱어 씨는 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곰즈 씨가 조속히 석방되도록 기도하고 있다는 것 외에 달릴 할 말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나이 30살의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며 북한 주민의 인권에 큰 관심을 보였던 곰즈 씨는 지난 1월 두만강을 통해 북한에 불법 입국한 뒤 체포됐습니다.

북한 정부는 불법 국경출입죄 등을 적용해 지난 4월 곰즈 씨에게 8년의 노동교화형과 미화 70만 달러 상당의 벌금을 선고했습니다. 이어 지난 달에는 곰즈 씨에 대해 전시법에 따른 추가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곰즈 씨 문제를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서는 안 된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석방할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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