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인권, 다자회담으로 풀어야"


북한 인권 문제는 동북아 다자협력체를 통한 다양한 협상으로 풀어야 한다고 미국의 한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유력 신문은 북한 내 강제수용소에 관한 최근 보고서들이 북한 내 가해자 처벌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버타 코헨 객원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 대해 흥미로운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과 북한 간 인권에 대한 논의와 규모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코헨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정치와 경제 뿐아니라 인권을 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고, 양자간 인권 대화에 외부 전문가들까지 초청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민감한 주제들을 제기하는 등 활발한 논의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코헨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코헨 연구원은 17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최근 미-중 간 외교적 갈등으로 번졌던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 변호사가 좋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연구원] “Everyone could see that this issue captured US-China

미-중 간에 인권에 대한 대화의 초석이 놓여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양국 관계를 흔들지 않으면서 천 변호사 문제가 해결됐다는 겁니다.

천광청 변호사는 중국 정부에 한 자녀 갖기 정책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다 체포돼 복역한 후 가택연금 중 탈출해 베이징의 미국대사관에 피신했었습니다. 이후 두 나라 간 협상을 통해 천 변호사는 곧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누군가 반체제 인사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도약일 정도로 아직 선택의 여지조차 없다고 코헨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품을 경우 가혹한 심문과 혹독한 강제노동이 뒤따르기 때문에 북한을 탈출한 뒤에야 인권운동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코헨 연구원은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대북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정식 의제로 적극 다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연구원] “Human rights should be legitimate and vigorous subject..

핵 협상이 막히면 식량과 인적교류 등 모든 교류가 타격을 받는 양상이 되풀이 되고 있을 뿐아니라 6자회담 자체도 진전 없이 공전만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코헨 연구원은 과거 미국과 소련 간 냉전 종식에 기여했던 헬싱키 프로세스가 인권 분야의 진전을 바탕으로 안보와 정치, 경제에서 진전을 이뤘던 것처럼 북한과 관련해서도 동북아 다자협력기구를 창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코헨 연구원] “The US government and other governments…

미-북 양자 뿐아니라 다자기구를 통해 다양한 채널로 전방위적 협상과 교류가 이뤄지면 한 분야의 협상이 막혀도 다른 협상들이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진행될 수 있다는 겁니다.

코헨 연구원은 특히 대북 영양 지원과 분배의 투명성에 관한 논의 뿐아니라 정치범 관리소와 국제기구의 방북 조사 등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협상이 이런 구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17일자 사설에서 미국과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 내 인권 유린에 대한 기록과 보고서들이 북한의 책임자들에게 처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들이 가해자의 신상과 범죄 유형, 피해자의 증언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될 경우 뉘른베르크 재판과 같은 형태의 재판이 열릴 수 있다는 겁니다.
뉘른베르크 재판은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나치정권의 전범과 유대인 대학살에 간여한 관리들을 상대로 열린 군사재판입니다.

최근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와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는 북한 내 관리소와 교화소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과 인공위성 촬영사진 등을 토대로 종합적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이런 범죄 보고서가 기록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북한 내 가해자들의 잔인한 유린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