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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웨거, “개발협력으로 북한 식량난 경감해야”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개발협력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995년부터 대북 인도주의 활동을 펼쳐 온 카타리나 젤웨거 씨가 주인공인데요, 젤웨거 씨는 특히 국제사회에 북한과의 끈을 놓지 말고 변화를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젤웨거 씨는 가톨릭 구호단체인 카리타스에서 대북 지원을 담당한 데 이어 지난 9월까지는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 SDC 대표로 평양에서 근무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젤웨거 씨를 전화로 인터뷰 했습니다.

문) 젤웨거 씨 안녕하세요. 먼저, 지난 5년 간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 평양사무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큰 성과로 생각하시는 건 어떤 겁니까?

답) 지난 5년간 스위스 개발협력처는 여러 사업에서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스위스 정부가 평양사무소를 폐쇄하지 않도록 설득한 일이었죠. 저는 북한 현지에 사무소를 두고 주민들과 함께 일하고 성과를 내는 것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문) 지난 2008년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을 이유로 스위스 국회의원들이 북한에서 개발협력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었는데요. 이 때문에 사무소 폐쇄라는 결정도 한때 있었고요. 사무소는 남지만 사업 성격은 변하게 되죠?

답) 경영이나 법률 등과 관련해 북한 사람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사업들은 종료됩니다. ‘평양 비즈니스 스쿨’로 불리는 경영대학원도 끝나고요. 하지만 언덕에 나무와 농작물을 심는 경사지관리 사업은 계속됩니다. 경사지관리는 재난 발생 위험을 줄이고 식량난을 경감하는 인도주의 지원이기 때문입니다.

문) 스위스 개발협력처에 근무하기 전에는 국제 가톨릭 구호단체인 카리타스에서 1995년부터 대북 원조를 담당하셨는데요. 오랜 기간 동안 대북 지원에 나서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답) 북한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과거부터 지금까지 여러 원조 사업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정도로만 말하겠습니다.

문) 오랜기간 현장에서 일하시면서 북한 주민들이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낀 때는 언제입니까?

답) 북한에서 기근이 일어났던 기간은 끔찍했었습니다. 1995년 여름 엄청난 홍수로 농사를 망쳤던 때의 상황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굶주리고 있었고 어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었죠. 이제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만성적인 영양부족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미국과 한국을 비롯해 일부 원조국들은 북한에 대해 ‘기부자 피로증’을 느끼고 있는데요. 이들 나라에 어떤 말을 하고 싶습니까?

답) 북한과의 끈을 놓지 말고, 변화를 지원해 주세요. 그 변화의 폭이 적을 지라도요. 또 장기간의 식량 부족이 어린이들에게 초래하는 엄청난 비용을 염두에 두세요. 굶주림의 비용은 한반도 전체의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문) 1990년대와 비교할 때 북한 당국이 구호단체들에 얼마나 협조적으로 변했는지 궁금합니다.

답) 커다란 학습 과정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측은 외국인들이나 구호단체들에 대응하는 것에 더 익숙해졌고요. 많은 북한 당국자들은 이제 더욱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문제들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전히 인내심, 민감성에 대한 고려, 창의력, 유연성, 협상력이 필요합니다. 외부세계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 말이죠.

문) 북한에서 어떻게 분배감시 조건을 더욱 개선할 수 있을까요?

답)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협상의 기술이 중요합니다. 당국과 협상하면서 왜 감시가 중요한지를 설명해야 하는데요. 북한에서 일한다면 끊임없이 다뤄야 하는 문제입니다. 사업의 성과를 보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왜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북한 측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죠.

문) 북한처럼 국제사회로부터 오랫동안 지원을 받는 나라는 몇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만성적인 식량난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답)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수단, 아프가니스탄과 같이 몇 년에 걸쳐 인도적 지원을 받는 나라들이 몇몇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정부와 큰 연관이 있는데요. 전반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통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물품을 나눠주는 인도주의적 지원에서 개발협력으로 전환해야 하는데요. 이런 협력사업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다양한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매우 중요합니다. 양측이 서로를 잘 이해하고 함께 진전을 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문) 최근 북한의 사회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습니까?

일반 북한 주민들의 일상에서 시장과 돈이 훨씬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가 보급돼 전국적으로 60만명이 가입했고요. 택시와 트럭 등 차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평양에서는 중산층이 생겨나고 있는 신호가 있고요. 동시에 세 가지 문제들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바로 식량, 연료, 비료의 부족입니다.

문) 미국 서부의 스탠포드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습니까?

북한에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했던 경험을 살려 논문들을 쓸 계획입니다. 특히 제가 직접 목격했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사회적, 경제적 변화상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문) 젤웨거 씨.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카타리나 젤웨거 전 스위스개발협력처 평양사무소장과의 인터뷰를 전해 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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