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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물 피해 입은 신의주 동영상 공개


큰 물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이 동영상은 길가에 나앉은 주민들과 식수 공급이 끊긴 북한 주민들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는데요. 신의주 동영상 소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달 큰 물 피해를 입은 평안북도 신의주의 상황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7일 북한의 국경 도시인 신의주를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지난달 말에 촬영된 3분 분량의 이 동영상은 홍수 피해를 입은 신의주 주민들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신의주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물이 빠졌지만 복구가 늦어져 상당수 주민들은 길거리에 임시 천막을 쳐놓고 지내고 있습니다. 막대기에 포대 자루를 걸쳐놓은 천막 옆에는 비닐로 싸여진 가재도구가 보입니다. 그 옆에는 주민들이 무료한 표정으로 2-3명씩 앉아 있거나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길가에는 굴삭기와 덤프 트럭이 보이지만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수재민 구호에 나선 지방 당 일꾼이나 행정 조직도 보이지 않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김승철 씨는 북한의 재난 구호 체계가 마비된 지 오래라고 말했습니다.

“국가공급체제나 재난체제가 갖춰졌으면3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 죽겠어요. 그 부분은 이미 마비가 돼서 작동이 안돼요. 작동되는 것은 주민 감시 통제 체제하고 전시물자 공급체계만 작동이 좀 되죠”

그 다음 장면은 수돗물 공급이 끊긴 신의주의 한 아파트-살림집을 촬영한 것입니다. 물통을 실은 트럭이 오자 주민들이 양동이와 물통을 들고 몰려듭니다. 물장수에게 식수를 사려는 것입니다. 그러자 물장수는 트럭에 실린 큰 물통에 고무 호스를 연결해 사람들에게 물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누군가 물 가격을 묻자 물장수는 ‘1백50원’이라고 대답합니다.

“이거 얼만가? 1백50원”

탈북자 김승철 씨는 북한 주민들의 월급이 3천원 선임을 감안할 때 화폐개혁 이후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4인 가정이 한 달 생활비가 기본적인 요건만 갖출려고 해도 4-5만원 들거든요. 일반 근로자 월급의 10배가 드는 것이지요”

한편 신의주의 종합시장인 ‘채하시장’은 여전히 활기찼습니다. 수해 전과 다른 점이라면 상인들이 모두 시장 건물 밖으로 나와 길거리 양쪽에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상인들은 간혹 남성들도 있었지만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좌판에는 쌀과 감자 외에 배추, 무, 가지, 바나나, 고추 등 다양한 상품이 놓여있었습니다. 또 중국산 거울처럼 보이는 상품을 들고 다니는 여성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 교원대학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04년에 탈북한 이숙 씨는 중국산 제품이 없으면 북한 경제는 마비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돌아가는 공장이 없기 때문에 북한 제품이 없고, 사과나 배나 달걀, 돼지고기까지 중국에서 다 가져옵니다. 중국이 없으면 북한은 돈이 있어도 살기 힘든 나라입니다”

이번 동영상을 촬영한 관계자들은 신의주 주민들의 민심이 흉흉하다고 전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남조선에서 1백억원 어치의 식량과 물자를 주겠다고 하는데 김정일이 왜 안 받느냐’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8월 말에 이뤄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과 9월의 당대표자회 준비로 바빠서 신의주는 아무런 지원도 못 받고 유엔 지원 물자가 모두 평양으로 들어갔다’고 불평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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