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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회의 마약 실태


최근 중국에서는 북한인 1명이 마약을 팔다가 체포돼 무기 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이 중국에 마약을 밀수출하는 것은 물론 북한 내부에서도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북한의 마약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중국 법원은 최근 마약을 판매하다가 체포된 북한인 1명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중국 산둥성의 ‘제로TV’에 따르면 중국의 중급인민법원은 ‘방씨’로 알려진 북한의 마약 사범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전 재산을 몰수했습니다. 북한인 방씨는 지난해 7월 중국인 3명과 함께 필로폰 3백 그램을 숨긴 채 웨이하이 세관을 통과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이에 앞서 중국 연변 조선족자치구에서도 지난 3월 북한인 5명이 마약을 팔다가 공안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인 마약 사범이 체포된 것과 관련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서강대 교수는 이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탈북한 사람들이 연길이나 단둥에서 마약을 팔다가 당국에 잡힌 사람들이 상당수입니다”

중국 당국의 단속과 처벌에도 불구하고 북한인들이 중국에서 마약을 팔다가 체포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마약 밀수가 돈벌이가 된다는 뜻이라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의 지인과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는 탈북자 김은호씨는 ‘빙두’라고 불리우는 필로폰 등 마약 가격은 북-중 국경을 넘어 베이징으로 갈수록 가격이 올라간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에서 (필로폰) 1그램 당 150-170위안인데 연길까지만 들어가도 1그램당 1천2백 위안인데 없어서 못 팔더라고요”

마약은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회령, 무산, 신의주처럼 중국과 접한 국경도시에서는 마약 문제가 심각하다고 합니다. 다시 탈북자 김은호씨입니다.

“마약을 생산해서 중국에 팔거든요. 그러니까 국경지역에 마약이 자연 모이게 돼있어요. 그러니까 국경지역 주민들이 모두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북-중 국경지역에 사는 북한 주민들의 마약 복용 실태는 동영상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5년 10월 일본의 아사히 텔레비전은 함경북도 회령과 청진의 주민 몇 명이 둘러앉아 익숙한 솜씨로 필로폰을 흡입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북한에서 마약은 90년대 중반을 기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그전에는 외화벌이를 위해 지방당이나 군 기관이 양귀비를 산 속에서 몰래 재배했습니다. 그러나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빙두’라고 불리우는 필로폰이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에서는 국가 기관과 개인이 모두 마약 제조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선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를 위해 함경북도 청진에 있는 나남제약공장 등에서 마약을 제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밖에도 생활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마약을 몰래 만들어 내다 파는 것도 있다고 안찬일 교수는 말했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놀고먹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 (마약)기술이 퍼져서 생산한 것이 청진, 함흥, 평양 이런 쪽으로 퍼져 나가고…”

북한 당국은 마약 단속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별 소용이 없다고 탈북자들은 지적합니다. 다시 탈북자 김은호씨의 말입니다.

“단속을 하느라고 위에서는 포치가 내려오지만 밑에 있는 당 일꾼들이 마약 밀매자들과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단속이 쉽게 되지 않는 실정입니다”

북한의 마약 문제는 곧 발표될 미국의 대북 제재에도 한 부분을 차지할 전망입니다. 미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대변인은 지난 2일 “북한의 마약 거래와 위조지폐 등은 북한의 오랜 관행” 이라며 곧 발표될 대북 제재를 통해 이를 근절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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