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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중국 근로자 파견 급증


북한인들이 많이 찾는 중국 단둥의 상가. (자료사진)
북한인들이 많이 찾는 중국 단둥의 상가. (자료사진)

북한 정부가 국제사회의 제재로 막힌 외화 수입을 근로자 해외 수출을 통해 만회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한 유력신문은 중국이 수만 명의 북한 근로자를 자국에 취업시키는 방식으로 북한에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신문은 1일 중국과 북한이 4만 명의 북한 근로자를 산업연수 방식으로 중국에 취업시키는 협정을 맺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반도 전문가들과 사업가들을 인용해 중국과 북한이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재봉사와 기술공, 기계공, 건설공, 광부들이 이 협정에 따라 중국에 취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노동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비숙련 근로자와 준기술직 근로자들에게 취업비자를 공식 발급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이 신문에 말했습니다.

중국의 ‘국가여유국’은 앞서 지난 4월 공개한 ‘1분기 외국인 입국현황’ 자료에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람은 4만 2백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600)보다 40 퍼센트 급증한 것이며, 이 가운데 취업비자를 받은 북한인이 전체의 절반가량인 1만 9천300 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신문은 몇 달 전 140 명의 북한 근로자가 북-중 간 새 협정에 따라 투먼에 입국해 한 내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단둥과 훈춘에도 역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신문은 북-중 간 새 협정에 따라 한 근로자가 연간 미화 2천 달러의 현금을 북한 정부에 상납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이 챙기는 월급은 50달러 이하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의 평균 월급은 10달러 이하이기 때문에 이런 대우마저 북한인들에게는 특권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한국정부 소식통은 지난 5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의 해외파견 근로자들이 러시아와 중동 등 세계 40개 나라에 3-4 만 명 이상 파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근로자를 통해 북한 정부가 벌어들이는 현금이 연간 미화 1억 달러에 달하며, 근로자 파견 규모가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신문은 북-중 간 새 근로자 수출 협정 배경에는 북한 정부의 재정 압박 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직 한국정보당국자는 이 신문에 국제사회의 제재로 무기 수출이 막힌 북한 정부가 인력 수출을 통해 현금을 충당하려는 의도라고 말했습니다. 존 박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자신들의 경제적 성공을 북한 새 지도부의 경제 정책에 접목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박혜정 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가 사실상 파산상태이지만 북한의 지도부는 개혁이 아닌 인력 수출을 통해 이를 대신 메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측 고용주들에게도 순종적 자세와 효율성, 값싼 노동력을 겸비한 북한 근로자들 보다 더 나은 조건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아사히’ 신문 역시 지난달 26일 북한의 해외근로자 파견이 늘고 있다며, 이는 외화 수입의 감소에 따른 조치라고 진단했습니다. 6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무역 적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다른 무기수출 감소, 김일성 전 주석의 100회 생일 기념사업과 축제에 외화를 너무 많이 사용해 김정은 정권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중국 등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 환경은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국무부는 올해 각각 발표한 국제인권보고서와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의 해외 파견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과 임금착취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었습니다. 엄격한 통제와 감시, 장 시간의 노동, 가혹 행위 등 국제 노동 기준을 위반하는 행위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겁니다.

‘로스엔젤레스타임스’ 신문은 중국 정부가 북한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중국 여론과 그에 따른 공산당의 위상 약화, 그리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갖는 민감성 등을 고려해 북-중 간 새 근로자 파견 협정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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