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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들 대북 수해 지원 추진


최근 계속되는 집중호우로 북한에 피해가 우려되면서 한국의 지원단체들이 수해물자 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현재로선 대북 수해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북한의 수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이 북한의 수해를 돕기 위한 지원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대북 지원단체들의 연합체인 북민협은 15일 태풍 ‘메아리’에 이은 집중호우로 북한에 수해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한과 협의를 거쳐 수해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올 여름 유례없이 강한 장마와 태풍으로 적잖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15일까지 평양시와 평안남도, 황해도 지역에서 50에서 1백 mm, 많게는 1백 50 mm이상의 많은 비가 내려 대동강이 범람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12일에는 지난 달 비 피해로 살림집 1백 60여동이 파괴됐고 서울 여의도 면적의 25배나 되는 2만 1천 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 유실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기상청은 현재까지 북한 전역의 강수량이 예년보다 2-3배 많은데다 올 여름 장마전선과 집중호우로 예년보다 30% 이상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이은정 연구관입니다.

“01 지난 달 26일부터 장마가 시작돼 어제까지 내린 강수량은 황해도와 함경남도를 비롯해 평년보다 2-3배로 나타났습니다. 7월 말부터 8월까지 계속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평년보다 30% 이상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오는 9월까지 두 번 정도 태풍이 더 올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도 우려됩니다.

북민협은 오는 19일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지원 규모와 품목 등을 논의하고 한국 통일부와 협의를 거쳐 다음 달 초 개성에서 북측 민화협과 만날 예정입니다. 북민협 박현석 운영위원장입니다.

“북한에 오늘 공문을 보냈습니다. 공문에는 수해 지원에 대한 면담 요청과 구체적인 지원 품목, 모니터링 문제까지 협의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한국 정부에도 다음 주 화요일 회의가 끝난 다음 회의 결과를 갖고 협조를 구할 예정입니다.”

북민협은 지난 해 수해를 입은 북한 신의주 지역에 밀가루 등 39억원 상당의 구호 물자를 보낸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대북 수해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약 20일 전에 발생한 수해를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보고, 북한의 피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대북 수해 지원이 꽉 막힌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 대한 수해 지원이 남북관계의 윤활유 역할을 한 전례가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해 8월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대치 국면에서 북측에 1백억원 상당의 수해 지원 방침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북한이 쌀과 중장비, 시멘트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는 쌀 5천 t과 시멘트 1만 t, 컵라면을 비롯한 생필품 의약품 등의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은 억류했던 남측 어선 대승호 선원들을 돌려보냈고 추석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졌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수해 규모와 북한에 대화 의지가 있는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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