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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불법화물 다롄항으로 수출입'


2006년 불법 무기수출과 관련해 홍콩항에 억류된 북한 선박 (자료사진)
2006년 불법 무기수출과 관련해 홍콩항에 억류된 북한 선박 (자료사진)

북한이 불법 화물을 운반할 때 중국이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북한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불법 화물이 중국 다롄항에서 최초로 환적 또는 경유해 이동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북한의 불법 무기와 사치품 수출에 중국 항구가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유엔 보고서가 공식 확인한 겁니다.

유엔이 지난 달 29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과의 무기와 사치품 거래를 전면 금지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의혹이 있는 38건의 사례 중 21건에 중국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은 무기와 사치품을 수출입하면서 중국의 항만을 경유지로 주로 이용했으며, 13건 중 11건이 중국 북동부 다롄항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불법 화물을 먼저 중국의 다롄항으로 운반한 뒤 다른 배에 옮겨실어 국제 운송망을 이용해 불법 수출입을 해 왔다고 기술했습니다. 또 불법 화물이 여러 중개인을 거쳤고, 문서까지 세탁돼 북한 측 발송자를 알아내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위 보고서에 다롄항이 명시된 건 처음입니다. 이전에는 북한의 불법 수출입에 이용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중국측의 반대로 ‘인접국의 항구’ 정도로만 표현됐습니다.

중국측의 양보는 안보리 결의가 계속 무시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북한 감싸기로 일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패널은 또 북한이 4월15일 인민군 열병식에서 선보인 미사일 KN-08 탑재차량에 대한 조사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은 바퀴가 16개 달린 대형 차량에 대륙간탄도미사일급 신형 미사일을 실어 처음으로 공개했으며, 이 차량은 중국의 기술로 개발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KN-08 미사일은 물론 무수단 미사일의 운영 수준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양한 수준의 의심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미사일 KN-08이 실제 발사능력을 갖춘 미사일이 아니라 모형인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 미사일이 기존 미사일에 비해 크기가 훨씬 커 성능도 대륙간탄도미사일급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으나, 자세한 분석 결과, 미사일 크기의 모형으로 만든 가짜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의 총규모와 고농축우라늄 보유 여부 등은 명확하지 않지만 영변 이외의 지역에 관련 시설을 은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가스 원심분리기 제작에 필요한 마레이징강 등 특수물질의 수입과 생산 여부 등을 주시키로 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란과 시리아, 버마 등과 계속 군사협력을 진행 중이며, 특히 2008년 체결된 북한-버마 간의 군사협력 양해각서가 구체화될 경우 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난 4월13일 장거리 로켓발사와 4월15일 군사 퍼레이드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면서 불법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북한이 안보리 결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음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불법무기 화물을 검색하거나 이를 사전에 중단시켰을 경우 해당 내용과 금융거래 관련 정보를 늦어도 3개월 내에 유엔 대북제재위에 신고 또는 보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유엔 북한제재위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안 1718과 1874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기구로 2009년 만들어졌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나라와 한국, 일본 등 7개 나라 전문가가 패널로 참여하며 2010년 이후 매년 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보고서는 중국이 서명 자체를 거부하면서 채택조차 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중국이 이를 거부하지 않았습니다.

패널은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탑재차량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여한 50여개 단체에 대한 조사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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