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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작소설, ‘앵무새 죽이기’ 출판 50주년


20세기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로 꼽히는 하퍼 리 원작의 `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가 출간 50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인종 문제를 다룬 소설 중에 가장 감동적이고 가장 뛰어난 명작으로 평가 받는 이 소설 출판 50주년을 맞아, 저자의 고향 등 미국 전역에서는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000 기자, 먼저 소설 ‘앵무새 죽이기’가 어떤 작품인지 설명해 주시죠?

답) 네, 소설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는 미국 남부 앨라바마 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토대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작가 하퍼 리가 50년 전인 지난 1960년 7월 11일에 발표한 것입니다. 당시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가장 심했던 주 가운데 하나였던 앨라바마 주를 배경으로 젊은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한 흑인 젊은이를 백인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호하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습니다. 출간 이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음 해인 1961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2년 후인 1962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요, 미국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이 변호사역을 맡아 열연해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까지 총 4천만 부 이상이 팔렸고, 전세계 4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습니다.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영어 교과목 필독서로, 그리고 미국인들이 생전에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꼽히는 명작입니다.

) 대단한 작품이군요. 소설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이야기는 1930년대 앨라배마 주의 메이콤이라는 시골 마을에 사는 스카웃이라는 6살 난 백인 소녀의 눈을 통해서 전개됩니다. 스카웃은 2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애티커스, 그리고 오빠 젬과 함께 살고 있는데요, 변호사인 아버지 애티커스는 백인 여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억울하게 구속된 흑인 로빈슨의 변호를 맡음으로써 마을 백인들로부터 비난과 질시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애티커스는 흑인 젊은이 로빈슨의 무죄를 굳게 믿었습니다. 변호사로서의 경력이 위태로워짐에도 불구하고 애티커스는 로빈슨이 백인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애티커스는 법정에서 로빈슨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하지만 백인들로만 구성된 배심원들은 그에게 유죄평결을 내립니다. 그리고 이에 절망한 로빈슨은 교도소로 이송되던 중 도망치다가 결국 사살되고 만다는 내용입니다.

) 그런데 소설의 제목이 왜 `앵무새 죽이기’인지가 궁금한데요?

답) 네, 소설의 제목은 변호사 애티커스가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처음 총을 건네 받으면서 아버지에게서 들은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앞서 이 소설이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미국의 명배우 그레고리 펙이 애티커스 역을 맡아 열연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영화에서 애티커스가 ‘앵무새 죽이기’에 관해 이야기 한 장면을 들어보시죠.

“I remember when my dad first gave me that gun, he told me that I should never point….”

어린시절, 아버지가 처음 총을 건네주면서 블루 제이 새는 얼마든지 쏘아도 되지만, 앵무새를 죽이는 것은 죄악이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블루 제이는 까마귀과의 새로 포도색을 한 새입니다.

) 그렇다면 앵무새는 뭔가 상징하는 바가 있는 것으로 들리는데요

답) 네, 영어로 Mockingbird는 미국에서만 사는 앵무새 과에 속한 새로, 인간에게 전혀 해를 끼치지 않고 온종일 노래만 불러주는 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앵무새 과에 속한 막킹버드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이나, 광인, 또는 가난한 자처럼 죄 없는 약자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 죄 없는 약자를 죽이는 것은 죄가 된다는 것이죠.

) 소설이 출간된 1960년대는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이 가장 활발하고 주목할만한 성과를 올렸을 때인데, 흑백 인종차별 문제가 여전히 컸었던가 보지요?

답) 말씀하신 대로 1960년대는 미국의 민권운동가들이 미국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고 실제 그 같은 변화를 만들어 나가던 시절입니다. 하지만 저자 하퍼 리의 고향인 남부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여전히 흑백 분리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소설의 배경인 1930년대에는 흑인에 대한 차별이 더욱 혹심했지요. 흑인과 백인은 기차에서도 같은 칸에 탈 수 없었고, 극장, 여관, 식당, 화장실도 흑인용과 백인용으로 분리돼 있었습니다. 또 흑인들은 해변, 공원, 소풍 장소 등에는 들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 그렇다면 이 소설이 주는 도덕적 교훈은 무엇인가요?

답) `앵무새 죽이기’를 4번이나 읽었다는 앨라바마 문예 센터의 멜린다 버드-머피 관장은 이 소설은 사람들에게 ‘서로를 친절히 대하고, 인간 본연의 동정심을 보이라’고 가르친다고 말합니다.

I think if anything, this story talks about

인간성과 인간의 보편성, 그리고 어떻게 인간이 선을 가질 수 있는지, 또 사람들이 서로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는 설명입니다.

) `앵무새 죽이기’가 출판된 지 50주년이 지났는데, 소설의 배경이 됐던 곳은 현재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한데요.

답) 네, 소설에 메이콤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곳은 저자 하퍼 리의 고향인 앨라바마 주 몬로빌을 무대로 했는데요. 저자는 소설의 주인공들은 자신이 어린시절 직접 보고 성장한 실제 인물들에 근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지역은 소설이 나온 후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 흑백 분리가 엄격히 지켜졌던 이곳의 지방 정부에 현재 많은 흑인들이 진출해 있으니까요. 책 때문에 유명해진 몬로빌 법원은 현재 박물관이 돼 있구요, 하퍼 리가 살았던 어린시절 집은 멜스 데어리 드림 (Mel’s Dairy Dream)라는 작은 패스트푸드 식당이 들어서 있습니다.

) 네, ‘앵무새 죽이기’ 출판 50주년을 맞아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기념행사 소식도 전해주시죠.

답) 책 읽기, 토론, 영화 상영, 음악과 책의 내용을 소재로 한 미술품 전시, 그리고 남부식 바비큐 등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내 인종 문제를 다룬 명작소설, ‘앵무새 죽이기 To Kill a Mockingbird’ 출판 50주년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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