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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 연아 마틴] “북한 인권, 자유 위해 적극 노력할 것”


캐나다는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새 이민개혁법을 통해 더 많은 탈북자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캐나다 연방 상원의원이 말했습니다. 캐나다 최초의 한국계 연방 상원의원인 연아 마틴 의원은 30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캐나다 정부와 한인들이 열악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캐나다에 정착한 마틴 의원은 집권 보수당 소속으로 지난 달 캐나다에서 열린 북한 인권난민 국제회의와 북한 자유 이주민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를 적극 지원해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연아 마틴 의원을 인터뷰했습니다.

문) 마틴 의원님 반갑습니다. 먼저, 어떤 계기로 북한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답)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전세계에 흩어져 사는 모든 한인들의 가슴에는 이제 한반도의 갈등이 끝나야 한다는 염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모든 한인은 부모 또는 조상들로부터 이런 역사적 유산을 물려받았습니다. 저 역시 이산가족의 자녀입니다. 아버지가 평안남도 출신이셨죠. 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남한으로 피란했지만 할머니는 고모가 갓 태어났기 때문에 미처 피란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게 만남의 끝이었습니다. 저는 아버지로부터 가족의 이런 아픔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그래서 제 가슴에는 가족이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는 염원이 있습니다.

문) 아버지 때문에 북한에 더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셨군요. 다른 이유도 있다고 하셨는데..

답) “둘째로 저 같은 캐나다 한인 1.5세와 2세의 특수성을 들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영어를 모국어처럼 생각하며 캐나다 시민으로 자랐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지역사회를 제대로 이루며 살아가기는 힘들었죠. 그런데 북한을 계기로 1세대와 2세대 모두가 함께 하는 일들이 생긴 겁니다. 인권이나 탈북자, 통일 문제 말이죠. 특히 차세대들이 북한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있습니다. ‘한 보이스’나 `PUNK’, 미국의 `링크’ 같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또 저 같은 많은 1.5세, 2세들이 사회 전문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캐나다 입법에 관여하는 의원으로서 한반도의 통일과 북한인권 개선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우리 한인 차세대들의 가슴에 있는 것이죠. 저 역시 북한에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인권 관련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지원한 것이죠.”

문) 이번 국제 행사들을 통해 개인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답)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첫째는 북한인권 문제 개선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과 헌신, 그리고 풍부한 지식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많은 연구자료들이 있는가 하면, 수많은 사람과 단체들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질적으로 두 행사 모두 아주 훌륭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저와 국적도 민족도 다른 여러 국회의원들이 함께 모여서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이 우려하며 개선점을 모색했다는 데 개인적으로 크게 감격했습니다. 제게 큰 도전이 됐습니다. 또 캐나다 의원으로서 제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도 하나의 성과였습니다.

문) 캐나다 정부의 현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 캐나다 정부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답) “캐나다는 한국과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강력한 우방이자 동맹으로 긴밀하게 협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캐나다의 국제적 위상과 세계 최상 가운데 하나인 망명-난민 정착제도,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인권과 인도주의 보호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는 캐나다의 역할에 대해 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캐나다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인도적 구호활동, 북한 주민의 삶이 개선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캐나다 내 다양한 인권단체들과 한인 단체들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며 해법을 함께 모색해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문) 유엔이 북한에 대한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내용이 국제의원연맹 총회의 공동 선언문에 포함돼 있습니다.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위원장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 “북한 자유 이주민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총회에 참석했던 캐나다 의원들 모두가 공동 선언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성명이 캐나다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닙니다. 참석 의원들 개개인의 입장을 담은 것이죠. 하지만 여러 나라에서 온 의원들이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북한의 인권 개선과 유엔 반인도범죄 조사위원회 설치를 촉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강력한 목소리가 아니겠습니까?

문) 캐나다가 난민 지위를 부여한 탈북자가 올해 1백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규모에 만족하십니까? 아니면 더 많은 탈북자들을 수용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답) “캐나다의 망명-난민 제도가 완전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에 제도가 더 보완됐습니다. 제이슨 케니 이민담당 장관이 제출한 난민개혁법안이 최근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의원 다수가 찬성한 이 법은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안에 제도를 정비해 정식 발효됩니다. 캐나다는 이미 국제적으로 난민 수용 제도에 대해 좋은 평판을 받고 있습니다.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도 보고서에서 캐나다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죠. 물론 아직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더 많은 탈북자들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겁니다. 저도 더 노력할 겁니다.

문) 앞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캐나다 한인들의 역할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또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한인 최초의 연방 상원의원이 되셨는데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십니까?

답) “캐나다에는 많은 한인 인권 운동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인들이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이번 인권 행사 기간 중에 이 한인 젊은이들은 토론토 시내의 가장 큰 번화가에서 북한인권 관련 콘서트를 열고, 그림과 사진 등을 전시하며 활동을 펼쳤습니다. 이런 활동 때문에 북한 인권 문제가 단순히 북한 문제가 아니라 인도적 차원에서 국제 문제란 인식이 캐나다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분단국가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뒤 의원이 된 저를 한국의 딸이라며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한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약속 드리고 싶은 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캐나다 뿐아니라 북한의 인권과 평화, 자유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겁니다. 꼭 그렇게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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