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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대북정책 고수하며 북한에 비핵화 압박"


유럽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
유럽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 내외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베를린 제안에 대해,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촉구함으로써 강도 높은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내놓은 대북 제안에 대해 한국 내에선 북 핵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기존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른바 ‘비핵 개방 3천’이라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대통령의 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입니다. 또한 대통령이 직접 나섬으로써 북한의 비핵화 결단을 압박하는 고강도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는 북 핵 문제의 주도권을 한국 정부가 쥐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6자회담 재개를 위한 3단계 방안의 첫 단계인 남북 비핵화 회담에 대해 북한의 공식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은 채 비정치적인 사안을 놓고 대화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는 마치 대화 주도권이 북한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 국면을 타개하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자칫 북한이 한반도에서 대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남한 정부는 별로 거기에 적극적이지 않은 듯한 수세에 처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북 핵 문제의 주도권을 다시 확고히 하려는 취지에서 제안이 있었다라고 보입니다.”

특히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분명한 합의를 전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초대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결단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안전보장, 그리고 경제 지원을 맞바꾸는 일괄타결 방식을, 표현을 달리 해 재차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입니다.

“그동안 남북한간 정상회담에 대한 실제 접촉이 있었잖아요, 그러나 그것이 순조롭게 풀려 나가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그런 말을 직접 하는 의중에는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대통령이 직접 표시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구요”

하지만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핵 협상의 핵심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라는 북한의 시각에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다’는 이 대통령의 전제조건이 현실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또한 비핵화와 관련한 사전조치 없이 6자회담에 가서 모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어서 남북 대화에서 비핵화의 진정성을 먼저 확인하자는 한국 측의 제안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천안함 연평도 문제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6자회담 재개의 대전제임을 확인한 것도 북한이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라는 분석입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는 “이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원칙이 확고함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이 태도를 바꾸도록 압박하는 의미가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이를 거부할 경우 남북관계의 경색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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