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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총리 ‘아버지 암살에 시리아 개입 주장 잘못’ 언급


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가 2005년 자신의 아버지 암살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는 주장을 철회했습니다. 자신의 입장을 1백80도 바꾼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레바논 총리의 입장 번복 배경에는 레바논과 시리아간의 정치적 변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가 자신의 아버지 암살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는 주장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면서요?

답)네, 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는 지난 2005년에 자신의 아버지인 라피크 하리리가 암살된 배경에는 시리아가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사드 하리리 총리는 6일 한 아랍 신문과의 기자회견에서 “아버지 암살 사건에 시리아가 개입됐다고 비난 한 것은 잘못”이라며 “이는 정치적 비난이고, 그런 비난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문)사드 하리리 총리가 자신의 입장을 1백80도 바꾼 셈인데요. 먼저 암살 사건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얘기를 계속 해볼까요?

답)네, 이는 사드 하리리 현 총리의 아버지인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가 암살된 사건인데요. 라피크 총리는 재임 기간 중 시리아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했는데, 지난 2005년2월 레바논 시내에서 의문의 차량 폭발로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시리아를 의심했고, 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총리가 된 아들 사드 하리리도 ‘아버지 암살 사건의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자신의 말을 번복한 것이지요.

문)총리가 암살됐다면, 수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나왔을 텐데요?

답)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이 사건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습니다. 레바논 정부의 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고, 유엔도 이 사건을 조사했는데 ‘시리아 정부와 관련된 것 같다’는 보고서만 내 놨을뿐 아직 딱 부러진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문)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다, 그런 얘기군요. 그렇지만 라피크 총리 암살이 레바논의 정치 지형을 바꿔놓은 것이 사실 아닌가요?

답)그렇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소국인 레바논은 항상 시리아의 눈치를 보면서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요. 라피크 총리가 암살되자 세계 각국은 일제히 시리아를 비난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를 계기로 시리아와 외교 단계를 단절하고 시리아를 테러 지원국 명단에 올려놨습니다. 또 레바논에서도 이 암살 사건을 계기로 반 시리아 운동이 일어나, 거의 30년간 레바논에 주둔했던 시리아 군이 철수하기도 했습니다.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 병력은 약 3만 5천명에 달했었습니다.

답)아들 사드 하리리가 총리가 된 것도 그 사건이 계기가 된 것 아닌가요?

답)그렇습니다. 사드 하리리는 원래 기업을 운영하던 사업가였는데요. 아버지가 암살되자 정계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후 사드 하리리는 시리아를 아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하는 한편 철군 운동을 펼쳐 30년간 레바논에 주둔해왔던 시리아 군을 철수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를 배경으로 사드 하리리는 지난해 6월 총선에서 친서방파 정치인들을 이끌고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문)그런데 사드 하리리는 그 후 다마스커스를 방문하는 등 시리아와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았나요?

답)그렇습니다. 사드 하리리는 당초 반 시리아 구호를 내걸고 총리가 됐지만, 일단 총리가 된 다음에는 친 시리아 노선으로 돌아섰습니다. 사드 하리리 총리는 지난해 12월에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을 비롯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시리아를 방문했습니다. 그 결과 레바논과 시리아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각각 상대방 수도에 대사관을 설치해 1940년 이래 60여 만에 처음으로 국교를 정상화했습니다.

문)궁금한 것은 당초 반 시리아를 주장한 사드 하리리 총리가 왜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 쪽으로 선회했느냐 하는 것인데요.

답)전문가들은 그 같은 질문에 대해 사드 하리리 총리가 레바논의 국익을 위해 노선을 선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레바논과 시리아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정치적, 경제적으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요. 이웃이면서도 강대국인 시리아와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레바논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사드 하리리 총리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HOWEVER PEOPLE’S TRIUMP..

“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는 레바논 국민들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그 후 테러와 국내 정치 상황 불안정이라는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문)시리아와의 적대적 관계가 왜 레바논의 정치 상황 불안정으로 이어졌는지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답)전문가들에 따르면 레바논 국민 중에는 시리아와 유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시리아와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레바논 국민들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그렇다면 이번에 사드 하리리 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철회한 것도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 맥락에서 봐야겠군요?

답)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사드 하리리 총리는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레바논의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꾀하려 하는데, 자신의 과거 발언이 걸림돌이 될 것 같으니까, 언론을 통해 이를 번복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강력한 큰 이웃 나라 시리아의 지원이 없이는 레바논을 원만히 통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하리리 총리가 깨닫고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도 있습니다. 결국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하리리 전 총리 암살은 물론 레바논 국내 여러 정치살인의 배후세력으로 왕따 당하면서 한때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었던 시리아가 극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사회)지금까지 레바논의 사드 하리리 총리가 2005년 자신의 아버지 암살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는 주장을 철회한 배경과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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