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한국 통일부장관, “북 도발은 고립만 자초할 뿐”


한국 정부가 북한의 해안포 발사 등 잇따른 도발에 대해 고립만 자초할 뿐이라며 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해 들어 경제 분야 현지지도를 지난 해보다 크게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12일 북한은 위협과 도발로 스스로를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며 북한의 자세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현 장관은 한국국제정치학회 등이 서울에서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 축사를 통해 “북한은 지금 변화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현 장관은 또 “북 핵 문제를 비롯해 천안함 사태라는 미증유의 군사도발로 한반도의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 장관은 이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정상적인 남북관계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이는 대북 제재가 계속될 것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최근 화폐 개혁 실패에 따른 물가 급등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마르는 상황에서 호우 피해까지 겹치면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양강도에 사는 한 북한 주민은 1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작년 말 단행한 화폐개혁으로 당국에 돈을 모조리 빼앗긴 데다 지난 해 냉해로 작황이 좋지 않아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2007년 2008년보다 살기가 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 주민은 최근 수해 피해와 관련해 “두만강이 불어나 밭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며 “고랑을 파는 등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올해 작황까지 망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화폐 개혁 직전인 지난 해 11월 탈북한 김정미 씨는 “불과 몇 달 사이에 먹고 사는 게 더 어려워져 당국에 대한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봉쇄나 단속이 심해져서 살기가 더 힘들다고 합디다. 불과 몇 달 사이인데 우리가 올 때보다 몇 배는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식량 주던 곳도 안주고 살기가 힘드니깐 당국에 대한 안좋은 얘기를 많이 합니다. 어르신들은 김일성 주석 당시가 더 살기 좋았다며 그리워하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올 들어 경제분야 현지지도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2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달 3일까지 김 위원장의 경제 부문 현지지도는 43회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인 31회에 비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올 상반기 전체 공개활동(92회)의 절반(47%) 가량으로 김 위원장이 1998년 권력을 잡은 이후 경제 분야 시찰이 군 분야보다 많았던 시기는 2000년과 2009년을 제외하곤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로 노동당 창당 65주년을 맞은데다, 오는 9월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44년 만에 소집할 예정이어서 당장 가시적인 경제성과가 필요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하계 휴양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산업현장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는 주민들에게 ‘인민생활 향상’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고취시키는 한편, 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성과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북한에선 강성대국 건설을 앞두고 경제분야 성과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해 말 화폐개혁 등 여러 조치들을 하면서 현지지도도 다른 때보다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북한은 오는 2012년 강성대국을 위해 올해 하반기에도 경제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후계구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한국 내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