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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눈물속에 1차 상봉 마쳐


북한의 딸(우)을 얼싸안는 남측의 어머니(좌)
북한의 딸(우)을 얼싸안는 남측의 어머니(좌)

금강산에서 북측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 1차 상봉단이 사흘간의 상봉 일정을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모레(3일)부터는 남측 상봉단이 북한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행사가 이어집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60년의 기다림 끝에 이뤄진 이산가족들의 만남은 너무나도 짧았습니다. 1일 오전 작별상봉이 열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대연회장은 다시 찾아온 기약 없는 이별에 눈물 바다를 이뤘습니다.

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고 흐느끼거나 큰 절을 올리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습니다. 남측 최고령 상봉자 96살 김례정 씨는 북측 딸 우정혜 씨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다가 심장 통증을 호소하면서 기력을 잃어 의료진의 진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북측 최고령 90살 리종렬 씨를 만나러 온 남측 가족들도 부디 건강하시라며 60년간 부르지 못한 아버지를 하염없이 불렀습니다.

남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려 하자 버스에 매달려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오열하며 작별 인사를 고했습니다.

“또 봐..건강하게 있다가 또 봐. 응 오래 오래 살아.”

2박 3일 동안 금강산에서 진행된 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북측에서 상봉을 신청한 97가족과 남측 방문단 4백36명이 재회의 기쁨을 나눴습니다.

이번 상봉에서는 6.25전쟁 때 국군으로 참전했다 소식이 끊겨 전사자로 처리됐던 90살 리종렬 씨 등 4명이 남쪽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다 죽은 줄 알고 제사도 지내고 조금만 더 일찍 만났어도 우리 어머니를 만나셨을 텐데요..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방부는 1일 6.25 전사자로 처리된 국군 출신 북한 생존자들의 법적 지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생사를 통해 생사가 확인된 전사처리 국군은 32명으로, 19명이 살아있고 13명이 숨졌으며 생존자 가운데 1명은 남한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군 당국은 6.25 전쟁에 국군으로 참전했다가 지난 1957년 이후 전사처리된 사람들의 경우 북한에 살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가족들이 유족연금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전사자 지위를 유지시켜 왔습니다.

이에 앞서 한국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난 뒤 대규모 생사확인작업을 하자고 북측 최성익 조선적십자회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제안했습니다.
유 총재는 전날 금강산에서 공동취재단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상봉하지 않는 기간을 유용하게 활용하자는 차원에서 얘기한 것으로 아직 북측과 합의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유 총재는 또 북측이 신의주는 물론 원산에도 상당한 홍수 피해가 있었다고 언급했다며 북측이 수해 피해와 관련한 정보를 주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 적십자간의 직통 라인 복구와 실무선의 대화 통로 개통 필요성을 최 부위원장에게 강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박 3일간의 짧은 상봉을 뒤로 하고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남북 출입사무소를 통해 귀환했습니다. 3일부터 시작되는 2차 상봉행사에는 남측 이산 가족 94명이 북측 가족 2백 3명을 만나게 됩니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에 앞서 속초에 도착해 이산가족 등록과 방북 교육 절차를 밟은 뒤 3일 오전 육로로 금강산으로 출발하게 됩니다.

1차 상봉때와 마찬가지로 단체상봉과 개별 상봉, 그리고 작별상봉 등의 순서로 2박 3일간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북측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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