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경색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비대칭적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베를린을 방문 중인 현 장관은 현지 시각 3일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남북관계가 일대일의 기계적 상호주의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상호주의는 필요하다”며 ‘비대칭적 상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현 장관은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있다”며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한국도 할 수 있는 것은 하는 그런 협력관계가 비대칭적 상호주의”라고 설명했습니다.
현 장관은 그러면서 “이산가족 문제에 관해서도 남북이 서로협력하는 모델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비대칭적 상호주의의 예로 이산가족 문제를 거론한 것입니다.
현 장관은 특히 통일 전 서독이 동독이 정치범을 송환한 데 대한 대가로 돈을 지급한 ‘프라이카우프’ 방식을 언급하면서 “흡수통일을 염두에 둔 방식이라는 오해 때문에 굳이 그런 용어를 쓰지 않겠지만 이런 협력모델이 남북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현 장관의 이런 언급은 이산가족과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에 북측이 협력할 경우 한국도 쌀과 비료 등 대북 지원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선 북한이 금강산 지구 내 한국 측 부동산에 대해 취한 부당한 동결 몰수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천안함 사태와도 연계돼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의 부당한 조치 이런 것이 철회돼야 마땅하고 천안함 사태로 생긴 남북관계 전반적인 여건에 동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이 금강산 관광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접촉을 오는 15일 갖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선 여건이 성숙돼야 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북측이 진정성을 가졌는지 그런 것들이 보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도 4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정례 기자설명회를 통해 이런 관점에서 북측 제의 수용 여부를 “정부는 북한의 이번 제의에 대해서 남북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개최 여부와 시기 등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한편 현 장관은 독일 통일의 교훈을 한반도 통일 과정에 활용하기 위한 한-독 공동자문위원회 설치 등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독일 연방 내무부와 체결했습니다.
자문위원회에는 두 나라의 통일 관련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자 등 원로들이 참여합니다. 또 양해각서 체결로 한국 정부가 통일과 관련한 독일의 각종 문서와 자료를 공유하고 통일 문제 담당 공무원을 독일에 파견하는 등 인적 교류도 이뤄질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