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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북한 어린이 기후 위기 지수, 163개국 중 35번째로 높아"


지난 2016년 9월 유엔 직원이 북한 홍수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 RCO/Mia Paukovic.
지난 2016년 9월 유엔 직원이 북한 홍수 피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 제공: RCO/Mia Paukovic.

북한 어린이들이 기후 위기에 따른 위험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환경 인프라 수준이 열악해 어린이들이 기후와 환경 문제로 인한 충격을 심하게 받고 있다는 겁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UNICEF)은 20일 북한을 전 세계 163개국 가운데 어린이의 기후 위기 위험도가 35번 째로 심각한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이날 ‘기후 위기는 어린이 권리의 위기’(The Climate crisis is a child rights crisi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어린이 기후 위기 지수’(Children’s Climate Risk Index)에서 10점 만점에 6.9점으로 조사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극도로 높음’(Extremely high)과 ‘높음’(High), ‘중간’(Medium), ‘낮음’(Low), ‘매우 낮음’(Very Low)등 5단계 가운데 2번째인 ‘높음’에 속했습니다.

‘기후와 환경에 따른 충격’과 ‘어린이의 취약성’ 등 2개 분야를 토대로 어린이의 기후 위기 지수를 평가한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은 특히 ‘기후와 환경에 따른 충격’ 부문에서 10점 만점에 8.2점을 받았습니다.

이는 163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9번째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북한은 또 ‘어린이 취약성’ 부문에선 10점 만점에 5점으로 ‘중간’ 단계에 포함됐습니다.

가브리엘라 아리아스 유니세프 공보관은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해안 홍수와 토양 오염, 해양 오염, 태풍, 물 부족에 대한 충격도를 조사한 ‘기후와 환경에 따른 충격’ 부문에서 나쁜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 결과는 환경 인프라 수준이 어린이들의 취약도와 연관이 있음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아리아스 공보관] “We also looked at different environmental shocks, such as rising water, vector bone disease, a variety of different climate event.”

보건과 위생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잘 발견되는 전염성 질병인 ‘벡터 매개 질병’ 등 여러 다른 기후 문제에 따른 환경 충격을 조사했는데 인프라 상황이 열악한 나라일수록 어린이 기후 위기 지수가 높았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전 세계 3명 가운데 1명 수준인 어린이 8억 5천만 명이 기후 환경 충격 요소인 해안 홍수와 토양 오염, 해양 오염, 사이클론, 물 부족 가운데 4개 이상이 중복된 지역에 살고 있고, 7명 가운데 1명은 적어도 이 같은 충격을 5번 이상 겪은 지역에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의 원인인 지구 온난화에 책임이 없는 어린이들이 가장 큰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지구 온난화에 가장 책임이 적은 국가의 어린이들이 반대로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리아스 공보관은 신체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기후와 환경 위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리아스 공보관] “They are less able to withstand such as flood, drought, and heatwaves.”

어린이들은 홍수와 가뭄, 폭염과 같은 충격에 더 견디기 어렵고, 납 성분과 같은 오염 독성 물질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한 말라리아 같은 기후변화에 의해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질병에 의한 어린이 사망률은 성인보다 월등히 높고, 전 세계 기후변화에 따른 전체 질병 가운데 90%를 5세 미만 어린이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어린이 기후 위기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10점 만점에 8.7점을 기록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으로 나타났고,

차드와 나이지리아, 기니, 기니비사우,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나라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아이슬랜드가 10점 만점에 1점으로 기후 위기에 따른 어린이들의 위험도가 가장 낮은 나라로 나타났고, 룩셈브르크와 뉴질랜드, 핀랜드가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10점 만점에 5점으로 163개국 중 80위, 한국은 5.2점으로 72위를 기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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