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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리, 각국 정상에 납북자 문제 협조 당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지난 달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각국 정상들과 연일 인사를 겸한 전화 외교를 펼치며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스가 총리가 전임 아베 전 총리의 정책을 이어받아 납북자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도 우방국으로서 일본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가 5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달 취임 이래 외교를 통해 각국 정상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이래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회견을 했고 신임을 얻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을 시작으로 각국 정상들과 전화회담을 했으며, 이 때 양자 문제 외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국제 현안과 함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앞서 지난달16일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새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꼽았습니다.

스가 총리는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협력해 최대한 빨리 모든 납치 피해자들을 고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전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6월 도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북한에 납치된 일본 여성 요코타 메구미 씨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 씨 등 일본인 납북 피해 가족들을 만났다.
지난 2017년 6월 도쿄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북한에 납치된 일본 여성 요코타 메구미 씨의 어머니 요코타 사키에 씨 등 일본인 납북 피해 가족들을 만났다.

“미국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지지”

스가 총리가 연일 전화외교를 통해 납북자 문제를 강조하는 데 대해, 고토 시호코 윌슨센터 동북아시아 선임연구원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베 전 총리 재임 기간 중 오른팔이었던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정책 ‘처방전’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고토 연구원] “The outreach to the foreign leaders on the abductee issue really re-emphasizes that to declare that Abe’s personal interest in this abductee issue is something that is shared by him.”

고토 연구원은 “아베 전 총리가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가졌던 납북자 문제를 스가 총리도 역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각국 정상들에게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토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 각각의 입장에서 북한 문제 성과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지만, 납북자 문제에 있어서는 긴밀히 공조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의 납북자 문제에 대한 열정을 지지했고 실질적인 행동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언급했고, 납북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우려에 귀 기울였다고 고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국무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제임스 줌월트 재팬-아메리카 소사이어티 회장도 5일 VOA에 아베 전 총리가 항상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우선시 하면서 미국에도 이 문제를 자주 제기했고, 스가 총리도 이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Maybe from the U.S. side the priority of this issue would be lower down on the agenda than it would be for Japan... But that said, Japan is a friend and the U.S. very much wants to support our friend on this issue.”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미국에게는 우선순위가 높지 않을 수 있지만, 일본은 미국의 친구이기에 문제 해결을 돕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납북자 문제가 인권 문제이며, 그 가족들이 자세한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스가 총리가 납북자 문제 해결에 대한 국내적 압박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인 요코타 시게루(오른쪽) 씨와 사키에 씨.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 씨의 부모인 요코타 시게루(오른쪽) 씨와 사키에 씨.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The father of one of the abductees recently passed away so there was a lot of publicity. It was Mr. Yokota, the father of Megumi Yokota. And many Japanese wanted these parents to be reunited with their children. So there was an extra reminder to the Japanese people that this issue is still outstanding.”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지난 7월 납북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의 부친 요코타 시게루 씨가 숨지면서 “일본인들에게 납북자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며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고 말했습니다.

북-일,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 엇갈려

북한은 지난 달 30일 외무성 홈페이지에 ‘스가 정권이 아베의 본을 따서 납치 문제에 미련을 갖고 여기저기 구걸하는 해괴한 놀음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납치 문제는 이미 다 해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주장은 우리 정부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납치 문제는 스가 내각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고 “(납북자) 가족들이 매년 고령화하고 있어 납치 문제 해결에는 일각의 유예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5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 첫날 회의에서 유엔 주재 일본대표부의 기무라 테쓰야 차석대사가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테쓰야 차석대사는 “일본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고, 납북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일본은 우려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맞서고 모든 가용한 조치를 취할 결의에 차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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