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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간단체, '북한 인권 침해' 위성지도로 시각화한 사이트 개설


'비주얼아틀라스(www.visualatlas.org)' 웹사이트에서 검색한 북한 개천의 14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위성사진. 사진=Visual Atlas.
'비주얼아틀라스(www.visualatlas.org)' 웹사이트에서 검색한 북한 개천의 14호 관리소(정치범수용소) 위성사진. 사진=Visual Atlas.

북한 내 인권 침해 장소와 사건 정보를 구글 위성 지도 위에 시각화해 제공하는 사이트가 최근 새롭게 단장돼 개설됐습니다. 미국의 전직 관리는 디지털 기술 등을 이용한 다양한 북한 인권 침해 기록과 정보가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 내 인권 침해 장소와 사건 정보를 구글 위성 지도 위에 시각화해 제공하는 ‘비주얼 아틀라스’를 개선해 국문과 영문 사이트(www.visualatlas.org)를 개설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가 2003년 설립 이후 축적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인권 침해 장소와 사건 정보들을 제공해 북한 인권 침해 실태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게 목적이란 설명입니다.

위성 지도에서는 북한에서 발생한 최소 2천 861건의 인권 침해 사건과 483곳의 장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북한에서 관리소로 불리는 정치범수용소 관련 735건, 구금시설 1천 228건, 공개처형 168건, 강제송환 414건, 종교박해 145건, 여성권 89건, 고문과 폭행 피해 82건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구금시설과 공개처형이 이뤄지는 공공장소, 강제송환 탈북민들이 거치게 되는 중국 변방대와 북한 내 지역별 조사시설 등을 모두 구글 위성 지도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악명 높은 정치범수용소인 15호 요덕관리소가 한눈에 보입니다.

또 양강도 혜산시의 공개처형 장소인 연봉 2동 비행장,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민들이 최악이라고 증언하는 12호 전거리 교화소도 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듯이 360도로 돌려가며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내 지역별 인권 침해 사건 발생 현황, 이 단체가 기록한 7만 8천 건 이상의 인권 침해 사건을 수치로 보여주는 통계, 인권에 관한 용어사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는 이 자료가 향후 가해자 책임규명과 과거청산을 위한 합리적 근거로 활용될 것이라며, “눈물 젖은 어둠에 빛을 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정권의 심각한 인권 침해 실태를 최신 기술을 통해 기록하거나 이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시도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국 내 인권기록조사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스위스의 휴리독스 등 9개 인권단체가 북한의 자의적 구금과 납치, 강제실종 기록을 모으는 국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사이트(FOOTPRINTS- ‘발자국’)를 개설했습니다.

영어와 한국어, 일본어 등 3개 언어로 구축된 이 온라인 사이트는 공개 가능한 피해자와 가해자 정보, 지리공간 정보, 유엔과 국제기구에 제출한 진정서, 북한 당국의 답변 등을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3년째 북한 인권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단체들의 이런 노력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합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23일 VOA에,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여러 기술을 통해 기록하고 알리는 것은 “미국과 북한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에 매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 think it's very helpful for the United States and for efforts to focus on human rights in North Korea, it's very helpful to have this information,”

아울러 이런 정보는 국무부가 북한 인권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연례 국제 인권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국무부는 해마다 발표하는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인권정보센터 등 여러 민간단체의 북한 관련 보고서 내용을 발췌해 북한 내 인권 침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여러 단체가 이런 인권 침해들을 계속 제기하는 상황을 모두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 seems to me that that has to be taken seriously. The organizations I think have worked on identifying specific cases and providing details and facts,”

그러면서 북한 안팎의 특정 인권 침해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규명해 자세한 정보를 국제사회에 제공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인권 개선 압박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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