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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칼 거슈먼 전 NED 회장] 2. "북한 청년들 정보 갈망 큰 변화, 지원 노력 강화해야"


칼 거슈먼 전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 NED의 칼 거슈먼 전 회장은 북한 청년들이 과거와 달리 정보를 갈망하는 큰 변화가 있다며,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가 대북 정보 유입을 확대해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거슈먼 전 회장은 1983년 NED 설립과 동시에 초대 회장에 올라 지난달 23일 은퇴할 때까지 38년 동안 NED를 이끌었으며, 북한 인권과 민주화 지원 프로그램 확대로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 공론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제에 이어 거슈먼 회장과의 인터뷰 후편을 보내드립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NED 회장 재임 중 수많은 자유와 민주주의 투사들을 만나셨을 텐데요. 북한과 관련해서 특히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습니까?

거슈먼) “저와 가장 친밀하게 일했던 분은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이사장이었던 윤현 목사였습니다. 저는 그를 북한 인권 운동의 아버지라고 불렀고 지금도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윤현 목사님이 2년 전 타계했을 때 저는 그를 추모하는 글을 썼습니다. 윤현 목사는 많은 한국인과 달리 인권에 대해 절대로 정치화되지 않은 매우 이례적인 분이었습니다. 그에게 북한 인권 문제는 항상 인권 자체의 문제였죠. 그는 인권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윤현 목사는 한국의 군사정부 치하에서 인권 문제에 많이 관여했는데, 아시다시피 당시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여러 사람들은 북한 문제에 대해선 거의 중립적이 됐지만, 윤 목사는 절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우 뛰어났으며 인권 개선에 힘쓰는 한국인들의 공동체에서 큰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2003년 미국 의회에서 그에게 민주주의상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탈북민도 꾸준히 만나셨는데, 누가 가장 인상적이셨나요?

거슈먼)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만 한국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태영호 의원과 지성호 의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 의원의 이야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태 의원도 북한 인권의 훌륭한 옹호자입니다. 그의 회고록과 활동은 북한 내부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움을 줍니다. 두 분 모두 의원이 되기 전에 저희 NED로부터 기금을 받았었습니다. 지 의원이 주도하던 민간단체 나우(NAUH)는 NED가 지금도 계속 지원하고 있죠. 북한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매우 광범위합니다. 많은 사람이 대북방송을 하고 있고, ‘데일리 NK’는 외부 세계에 북한 내부 소식을 전하는 진정한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은 앞으로 북한에 필연적인 변화가 일어난 뒤 이뤄질 책임 규명과 전환기 정의 과정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관건은 민주적인 한국의 문화와 정치적 다양성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바로 가는 겁니다. 이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엄청난 매력이며, 자신들의 기본권이 얼마나 박탈당했는지 그들 스스로 깨닫게 해줄 겁니다. 북한의 독재정권은 주민들을 계속 고립시켜 체제를 유지하지만, 결국 붕괴할 겁니다. 그것은 북한 정부가 직면한 실질적인 문제죠. 그리고 이것은 외부에서 해야 할 몫이 아닙니다. 북한 안에서 이뤄져야 할 내부 요인인 겁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의 민권 의식 등 민주적 역량 강화를 돕기 위해 외부에서 어떤 투자와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거슈먼 전 회장) “NED는 관련해서 서너 가지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이 일을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북한 내부 상황을 더 잘 알도록 하는 국제적인 옹호 활동을 강화하는 겁니다. 그리고 왜 평화 문제가 궁극적으로 인권 옹호를 개방하는 것에 달려있는지 알려야 합니다. 1975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옛 소련의 위대한 반체제 인사인 안드레이 사하로프는 항상 내부의 억압과 외부의 공략, 인권과 평화 사이의 일관성을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는 평화 차원뿐 아니라 인권적 차원이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에서 인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해야 할 큰 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또 북한 주민들의 정보 접근성을 개선해야 합니다. VOA와 우리가 지금 하는 것처럼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정보를 계속 북한에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NED는 한국의 ‘세이브 NK’와 다른 단체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정권이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얻기 위한 새로운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민 규모가 많이 감소했지만, 한국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탈북민들이 살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단체를 설립해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말씀드렸듯이 전환기 정의 차원의 문제인데요. 이 사안은 나중으로 미룰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미국 정부의 북한인권특사 자리가 2017년 이후 계속 공석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 어떤 배경을 가진 인물이 적합하다고 보십니까?

거슈먼 전 회장) “물론입니다.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북정책이 핵 문제 우려 쪽으로 완전히 쏠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 경험뿐 아니라 북한 상황에 배경과 지식을 가진 인사를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회와 잘 소통할 수 있는 인사가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또 대중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사였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인권특사는 관련 업무뿐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에 문제를 둘러싼 환경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그렇게 하고, 곧 특사를 임명하길 바랍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인간개조론을 꺼내 들며 청년들의 사상교양과 충성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청년들의 옷차림과 머리 단장까지 간섭하고 처벌도 강화했습니다. 정권이 아닌 장마당에 의존해 성장한 청년들이 이 때문에 체제에 불만이 많다고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거슈먼 회장) “먼저, 북한 지도부가 외부 정보에 대한 어떤 접근도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했지만, NED의 지원을 받는 단체 친구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요즘 북한의 청년들은 뉴스에서부터 민권의 역사, 시장경제, 기업,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부 정보를 소비하고 싶어 한다고 말이죠. 북한 청년들은 정보를 매우 갈망하고 있고 이는 아주 큰 변화입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겁니다. 북한이 예전처럼 고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정보를 얻는 방식도 과거와 다릅니다.”

기자) 그런 북한 청년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거슈먼 전 회장) “북한의 청년들이 알아야 하고 제가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상황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등으로) 어려워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시기에 더 나빠졌다는 겁니다. 실제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죠. 국경은 봉쇄됐고, 경기가 악화돼 물가가 오르는 등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1990년대 대기근(고난의 행군) 시기에 북한 주민들은 홀로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매우 달라졌습니다. 많은 나라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일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유엔과 국제사회에서도 쟁점이 됐습니다. 물론 앞으로 긴 투쟁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의 전체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주민들은 더욱 정치적으로 의식이 깨이고 더 조직화할 것이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겁니다. 특히 장마당은 사람들이 모이고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 되고 있는데, 이 또한 아주 중요한 변화라고 봅니다.”

기자) 북한 주민들에게 여러 악재가 있지만, 북한 내 변화는 계속될 것이란 말씀이군요.

거슈먼 전 회장) “북한의 상황은 계속 변할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도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이 있고 돌보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는 게 저의 큰 바람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가끔 독재정권이 무너졌을 때 가장 폐쇄된 공간까지 지지와 연대 메시지가 들어갔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과거 소련이나 동독의 공산체제에서 수감자들이 외부에서 자신들에 관해 말하는 정보를 듣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 인권을 계속 지지하고 정보 유입을 늘려 북한 주민들이 이 정보를 얻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주민들의 기세를 증진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줄 겁니다. 그런 상황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지만, 결국 상황을 진전시킬 방안이 있을 겁니다. 저는 이런 일이 평화롭게 진행되길 바랍니다. 극도의 위험을 초래할 완전한 체제 붕괴는 여러분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엘리트 중에서 다른 체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어떤 식으로든 경제를 진전시키고, 정치체제 개방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북한은 현대 세계의 일원이 돼야 합니다. 현대 세계에서 스스로 고립되어선 안 됩니다. 따라서 저는 평민에서부터 엘리트에 이르기까지 북한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대안을 찾고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기자) 지난 7월 23일 공식 은퇴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거슈먼) “글을 좀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NED와도 계속 접촉하며 (활동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것 말고는 당장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을 38년간 이끈 뒤 최근 은퇴한 칼 거슈먼 회장으로부터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 증진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 등 소회를 들어 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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