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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칼 거슈먼 전 NED 회장] 1. "북한인권 국제사회 공론화에 기여 성과"


칼 거슈먼 전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

미국의 민간단체인 민주주의진흥재단 NED 칼 거슈먼 전 회장은 북한 인권 문제가 유엔 등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가 되도록 지원하고,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을 재임 중 가장 큰 성과로 꼽았습니다. 거슈먼 전 회장은 1983년 NED 설립과 함께 초대 회장에 올라 지난달 23일 은퇴할 때까지 38년 동안 NED를 이끌면서 북한 인권 문제의 국제 공론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VOA는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거슈먼 회장과의 인터뷰를 보내드립니다. 김영권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 1983년 설립부터 최근 은퇴할 때까지 38년여 동안 NED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오랜 세월 많은 이야기가 있었을 텐데, 어떤 성과가 가장 만족스러웠나요?

거슈먼 전 회장) “NED를 설립한 것은 분명히 가장 만족스런 경험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많은 멋진 사람들, 매우 영웅적이고 용기 있는 사람들을 접촉했습니다. 그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출범 초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NED는 초기에 논란이 많은 단체였습니다. 그래서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하려는 시도들도 있었죠. 지금처럼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해냈고 아시다시피 예산은 10배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9/11 테러 사태 이후 20년 동안은 출범 초기와 비교해 예산이 20배 가까이 늘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북한 관련 프로그램을 구축한 것 역시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시작한 산증인이신데, 어떤 계기가 있었습니까?

거슈먼 전 회장) “1990년대 냉전 종식 후 세상은 크게 변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찾고 있었죠. NED에는 그 때 북한에 관심이 깊은 두 명의 이사가 있었습니다. 한 명은 김대중 전 한국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던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의원이었습니다. 그는 북한을 여러 번 방문했었고 의원 시절 평양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었죠. 다른 한 명은 미국 국방부의 중요한 관리 출신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사상가 중 하나였던 프레드 이클레이 박사였습니다. 두 분은 1990년대 중반에 우리에게 북한에 들어갈 방법을 찾으라고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1996년에 한국에서 설립된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우리에게 소책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접촉했고 서울에서 처음 회동한 뒤 1999년에 이 단체 설립자인 윤현 이사장이 주도한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첫 국제회의를 지원했습니다. 이것이 많은 만남과 회의를 주도해 결국 유엔이 결의를 통해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직책을 만들고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와 유엔의 여러 이니셔티브로 이어졌죠. 이후 많은 단체가 적극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NED의 지원 프로그램도 성장했습니다. 이것은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된 이클레이 박사와 솔라즈 전 하원의원의 훌륭한 지지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기자) 김일성 전 주석을 직접 만났고, 햇볕정책을 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구였던 솔라즈 전 의원이 북한의 인권과 민주화 개선에 영감을 줬다는 게 매우 흥미롭네요.

거슈먼 전 회장) “솔라즈 전 의원과 이클레이 박사는 다른 몇몇 인사들과 함께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의 인권 상황과 관련해 수 십 건의 보고서를 발표했죠. 솔라즈 전 의원과 김일성 주석의 만남은 우호적이었지만, 북한은 당시 완전히 폐쇄된 국가였습니다. 그래서 솔라즈 전 의원은 북한을 개방하고 주민들의 고립을 끝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는 북한 인권 개선에 항상 헌신적이었습니다. 솔라즈 전 의원은 그 전에는 한국의 군사정부에 대한 강한 반대자로 한국의 인권 개선에 헌신적이기도 했습니다.”

기자) NED가 이후 북한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거슈먼 전 회장) “우리가 북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북한은 `고난의 행군' 시기로 식량 배급뿐 아니라 안보체계도 약화했고 주민들은 북한을 탈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북한의 고립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우리가 북한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죠. 그리고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NED는 북한 인권 문제가 유엔과 국제사회의 주요 의제가 되도록 도왔고, 우리는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내 단체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북한인권시민연합 같은 단체들이 있었습니다. 이 단체 이사장인 윤현 목사는 한국의 군사독재 시절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의 한국지부장을 지낸 뒤 북한으로 관심을 돌렸습니다. 그 외에도 인권 문제뿐 아니라 정보, 방송 등 여러 사안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단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단체들의 네트워크가 성장하기 시작했고, 탈북민들도 한국에 입국하기 시작하면서 단체들을 결성했습니다. 우리는 계속 이들을 지원했고 지금은 다른 단체들과 함께 탈북민 단체만 10여 곳 정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실질적인 프로그램들을 꾸준히 지원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꾸준한 지원을 강조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거슈먼 전 회장) “제가 2018년 서울을 방문해 만난 단체들은 북한과 긴장 완화를 모색하는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단체들에 대해 사무조사를 개시하는 것에 극도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조사가 단체들의 자금 조달과 모금을 어렵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 의회 내 NED 관련 예산 책임자들에게 이런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그들은 즉시 북한 관련 예산을 늘려 단체들의 손실을 채워줬습니다. 이는 기존 단체들에 대한 일관성 있는 지원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NED는 북한인권단체들을 지원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좋은 프로그램을 구축할 뿐 아니라 꾸준한 지원으로 단체들과 좋은 느낌과 신뢰를 쌓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지적하신 대로 최근 대북전단금지법 등 한국 정부의 대북 인권정책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거슈먼 전 회장) “저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 정부가 독재정부와 관계 개선을 추구할 때 늘 그렇듯이 그들은 때때로 인권을 위해 일하는 단체들이 정부의 정책을 방해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비정부기구(NGO)들입니다. 미국의 정책에 따른 것도 아닙니다. 이는 NED가 1983년에 비정부기구로 설립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당시 의회는 NED 관련 법안을 채택하면서 NED가 정부의 일원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정부는 외교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인권과 민주주의 추구와 상충될 수 있습니다. 당시 레이건 정부는 NED와 정부 정책 사이에 모순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NED 같은 단체를 유지하면서도 소련과 군비 통제에 대해 협상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단체들을 문제로 봤습니다. 그래서 단체들에 대한 사무조사를 확대했고 이에 대해 큰 우려가 있었던 겁니다.”

기자) 한국 내 일부 진보 운동가들은 NED 배후에 미 중앙정보국(CIA)이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거슈먼 전 회장)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NED는 투명한 단체입니다. 만약 그런 것이 사실이라면 미 의회가 NED를 감시할 겁니다. 그런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주장을 뒷받침할 공유된 증거도 전혀 없습니다. NED는 민간단체입니다. 이와 관련해 NED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왜냐하면 미 의회가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이죠. 일부는 다른 재단과 개인으로부터 기금을 지원받지만, 우리가 단체들에 지원하는 기금은 의회로부터 받습니다. NED는 또 CIA 같은 정부기관들과 달리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민간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운영합니다. 따라서 NED의 기금 지원정책에 대해 미국 정부의 통제나 간섭은 없습니다. 미 의회는 이것이 NED의 효율성을 위해 극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문제와 필요에 따라 우리 스스로 지원을 결정하지 우리 정부 내 누군가가 우리에게 말하는 것에 기초해 결정하지 않습니다. CIA가 NED 배후에 있다는 주장은 완전히 무지와 비뚤어진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 내 일부 좌익 사람들은 그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전혀 알지 못하면서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지도부는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해 끊임없이 체제 전복을 노리는 정치적 모략이라고 주장합니다. NED 등 미국이 왜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들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 노력을 지원하는 건가요?

거슈먼 전 회장) “그것은 특별히 북한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정책입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과거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 국민은 좌파든 우파든 어디에 있든지 어떤 형태로든 인권을 신뢰하고 폭정에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가끔 우리가 국내 문제에 몰두하긴 하지만 이것은 진실입니다. 링컨 전 대통령은 “미국이 인권을 지지하는 것이 우리 정체성의 일부”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것은 우리 독립선언서에 명시돼 있습니다. NED가 설립되고 존재하는 것뿐 아니라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엄중한 사실은 이것이 미국에서 널리 공유되는 가치이자 목표임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는 정권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과 인간 존엄에 대한 지원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20여 년 전 북한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했을 때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로 여겨졌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정치범 수용소 운영체제도 그렇고 끔찍한 인권 문제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이에 대해 명백히 큰 우려가 있는 겁니다.”

지난 38년 동안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을 이끌고 최근 은퇴한 칼 거슈먼 전 NED 회장의 인터뷰 1편을 들으셨습니다. 내일 2편 마지막 인터뷰가 계속 이어집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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