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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주한대사들, 한국의 대중국 견제 참여에 엇갈린 견해


6일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쿼드' 외무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6일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쿼드' 외무장관 회담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대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방과 경제 분야의 대중국 견제에 역내 동맹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직 주한 대사들은 한국이 참여해야 할지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연합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견제를 위한 4개국 전략협의체 ‘쿼드’에는 일본과 호주, 인도가 참여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이와 별도로 중국을 제외한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 EPN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5년에서 2008년 주한대사를 지낸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대사는 6일 VOA에 미 대통령 선거 결과에 관계 없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에 참여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My own view is that these kinds of mechanisms are likely to continue even if Biden wins the election, China is still going to be increasing focus of U.S. policy.”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이런 종류의 (대중국 견제) 기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정책에서 중국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민주당도 대중국 정책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집중은(preoccupation) 새로운 현실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

[녹취: 버시바우 전 대사] “And it’s in South Korea’s interest to be on the inside influencing how these mechanisms are used and what kind of messages are sent to other nations including to China itself.”

이런 기제에 직접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국 등 다른 나라들에 발신되는 메시지에 있어서도 발언권을 행사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한국은 한반도 상황을 비롯해 따로 우려하는 부분들이 있겠지만, 같은 마음을 갖고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들과 단결하는 것이 외톨이가 되는 것 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미국이 최근 중국에 대해 사상 최대로 압박을 높이는 원인은 중국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공격적이고 수정주의적인 정책, 특히 날카로운 무역정책과 지적재산권 탈취, 강압적 행태, 세계 무역체계 규정의 무시에 대해 미국이 보다 집중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반면, 2004년에서 2005년까지 주한 대사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에 급하게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don’t think there’s any need for South Korea to make any big decisions in advance of the U.S. election... The purpose of allies is not to be recruited against our supposed adversaries. We should not be forcing countries to make these sharp choices. South Korea know China probably better than we do.”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

힐 전 대사는 “미 대통령 선거 전에 한국이 중요한 결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시간을 끌 것을 조언했습니다.

힐 전 대사는 “이른바 ‘적’에 대항해 결성한 것이 ‘동맹’의 목적은 아니”라며 “미국은 각국에 어려운 선택을 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마도 미국 보다도 한국이 중국을 더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힐 전 대사는 또 “중국을 고립시키고 포위하는 것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중국과도 소통채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대사] “I think the first thing the U.S. needs to do is try to find longer-term solutions for this issue of host-nation support. The second thing needs to be a more comprehensive effort to coordinate policies toward North Korea. Rather than have the U.S. be negotiating with the North Koreans and coming back to telling the South Koreans what happened.”

힐 전 대사는 미국의 한국과의 동맹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장기적 해법을 찾고 거래적인 접근법을 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국과 대북정책을 조율하는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미국이 북한과 따로 협상하고 돌아와서 한국에 내용을 전해주는 식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전 대사도 미국이 한국과의 동맹관계 개선을 위해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서 한국의 상당한 기여를 인정해주고, 대북정책에서도 남북 협력을 되살리려는 한국의 바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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