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 상정된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인 ‘리드액트’가 2년 넘게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를 거듭 촉구하는 의원들의 발언과는 대조적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조치를 담은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인 ‘리드액트’(LEED Act)가 미 의회에 처음 상정된 건 지난 2017년입니다.
미-북 대화 국면 이전인 2017년 10월 상하원에 각각 상정된 이후 회기를 넘기며 자동폐기됐고, 상원에서는 지난해 6월 재상정됐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회의 코리 가드너 위원장과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공동 발의한 초당적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2017년 첫 상정 이후 두 달 만에 외교위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번 회기에 재상정된 이후에는 1년 반이 넘도록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위 표결에 부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2017년 상원 외교위를 통과했을 당시에는 공화당의 밥 코커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현 위원장인 공화당의 제임스 리시 의원은 미국이 이미 북한에 역대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했으며, 제재로 인한 북한의 경제난이 극심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리드액트’가 통과되면 미 의회가 의결한 세 번째 대북 제재 법안이 됩니다.
미 의회는 지난 2016년 ‘대북 제재와 정책 강화법’(NKSPEA) 통과로 첫 대북 제재법을 제정했습니다.
이어 2017년 ‘러시아, 북한, 이란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과 2019년 ‘웜비어법’ 혹은 ‘브링크액트’로 불리는 ‘대북 은행 업무 제한법’을 의결했습니다.
‘리드액트’의 장기 계류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발사 속 제재 강화를 촉구하는 의원들의 발언과는 대조적입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최근 VOA에,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압박과 관련해 미국과 협력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 국가의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 체제 강화를 촉구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Unfortunately, there is a couple of countries like Russia and China…”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밥 메넨데즈 의원도 지난 1일 가드너 의원과 함께 대북 제재 부과의 활성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행정부에 보내며, ‘리드액트’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효과적인 외교 강화를 위한 영향력’의 줄임말인 ‘리드액트’는 대북 제재의 구속력을 강화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대북 거래를 돕는 개인과 기관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에서 높이는 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 거래 등 대북 금수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제재 위반 행위 적발 시 미 법무부의 형사적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가 담겼습니다.
또 북한의 제재 회피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해상정찰기를 추가 배치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법안에는 북한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격하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리드액트’ 통과를 주도하고 있는 가드너 의원은 최근 VOA에, 트럼프 행정부와 이 법안의 통과와 시행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We’ve been in talks with the administration…”
가드너 의원은 ‘리드액트’가 통과돼 시행되면 “북 핵 프로그램의 추가 진전을 실제로 멈추고 있던 수준의 압박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