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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연합훈련 막바지...성 김 대표 유화 메시지 속 북한 대응 주목


성 김(왼쪽)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3일 서울에서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미-한 연합훈련 기간 중 방한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북한은 아직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성 김 대표의 메시지를 놓고 안팎의 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향후 대응 수위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21일부터 나흘간의 방한 기간 동안 현재 진행 중인 미-한 연합훈련이 순수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임을 강조하며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미-한 북 핵 수석대표 협의에서는 보건과 방역 분야에서의 대북 인도적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방송공사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북한의 친구들에게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에 중요한 사안들을 포함한 모든 범위의 문제들과 관심사들을 다룰 용의가 있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상당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10일과 11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의 연이은 담화를 통해 연합훈련을 맹비난하고 미국과 한국에 안보 위협을 언급했던 북한은 성 김 대표의 이런 메시지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에 따르면 막바지에 접어든 미-한 연합훈련에 대응한 북한 측의 군사적인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선군절 기념 논설을 통해 군이 당에 절대 복종할 것과 군력이 국력임을 강조하면서도 핵 무력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연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함락 사태와 관련한 간접적인 대미 비난에만 나서고 있습니다.

24일에도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쿠바, 시리아, 이란 외교장관이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규탄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연달아 전하며 “미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성 김 대표의 메시지가 북한의 미-한 연합훈련을 둘러싼 향후 대응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북한이 성 김 대표의 유화적 메시지 보다는 대화 재개를 위한 우선적 양보 조치는 없다고 선을 그은 점을 더 비중있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형석 전 차관] “북한이 봤을 때 적대시 정책 완화라고 할 수 있는 뭔가 제스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와서 전혀 그게 없고 기존 입장을 강조하면서 오히려 미국은 북한이 조건 없는 대화에 나온다면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해서 도발을 해선 안 된다는 보다 더 강한 메시지를 준 것으로 북한은 해석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성 김 대표의 이번 메시지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유화적인 내용이었다며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모종의 도발을 암시했던 북한에게 고민을 던져줬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성 김 대표는 북한에 대해 ‘친구’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북한의 관심사안들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이전보다 더 열린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북한 내부의 어려운 사정들은 여전히 북한 대외정책의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성 김 대표가 한국 측과 인도적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대목 또한 향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큰 입장 변화는 없지만 그러나 미묘한 변화의 차이는 느낄 것 같고요. 특히 인도적 협력, 백신과 식량이 본질은 아니지만 북한이 정말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다면 특히 백신 문제는 중국을 통해선 해결이 안 되거든요.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지금 본질은 대북 제재 해제지만 그 과도기적인 마중물로 인도적 협력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조 박사는 그러나 김여정 부부장 등의 담화를 통해 북한 최고 지도부 차원에서 미-한 연합훈련을 비난했기 때문에 연합훈련 종료 시점에 즈음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연합지휘소훈련 실시 현장. (자료사진)
미한 연합지휘소훈련 실시 현장. (자료사진)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김진아 북한군사연구실장도 미국의 의중을 탐색하는 과정에 있는 북한이 성 김 대표의 유화 메시지를 그냥 무시만 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경제난에 최근 수해까지 겹치면서 내부 상황 관리에 더 다급해진데다 미국의 관심이 온통 아프간 사태로 쏠려 있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이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진아 실장] “뭔가를 하기엔 좋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거죠. 왜냐하면 반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뭔가 북한이 도발을 할 땐 항상 전략적으로 판단을 하거든요. 미국으로부터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낼까. 그런데 지금 상황은 반응을 좋든 나쁘든 이끌어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모든 관심이 중동에 있는데 북한에 대해서 관심을 돌릴 만큼의 그런 상황은 일단 아니거든요.”

이런 가운데 방한 중인 러시아 북 핵 수석대표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은 25일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데 이어 최영준 통일부 차관과 양자 협의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변곡점에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을 위한 러시아 정부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모르굴로프 차관의 이번 방한은 미-한 연합훈련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시기에 이뤄져 러시아의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대 의도를 읽을 수 있지만 러시아의 대북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 문제는 러시아가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거든요. 따라서 러시아가 한국 정부와 철도 연결사업이나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으로선 자신들에게 돌아올 혜택은 별로 없다, 그렇게 인식할 것 같아요.”

한편 지난 16일부터 실병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한 후반기 미-한 연합지휘소 훈련은 26일 종료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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