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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대북 외교 해법’ 꾸준히 강조...전문가 “적극적 움직임 없는 상황, 관리 일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실무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실무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미-북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계속 ‘외교적 해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어서 교착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북한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하는 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라”는 말입니다.

미-북 협상이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있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의 상황에서도 여전히 외교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겁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지난 2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올바른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도구 가방에 있는 모든 외교적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달 15일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외교 노력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The United States, too, has worked with international sanctions, global sanctions, to prevent North Korea from continuing to develop it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we’ve worked to bring Pyongyang consistently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미국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적 제재를 가해왔으며, 아울러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과의 실무 협상에 관여해 온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도 지난 26일 연설에서 북한의 실무 협상 복귀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녹취: 웡 부대표] “But to seize these opportunities, it's not just the leaders that have to meet. Our negotiating teams have to meet as well. We have to do the hard in detailed work of crafting a balanced roadmap, one that meets the interest of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DPRK.”

웡 부대표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제시된 한반도의 ‘기회’를 언급하면서,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선 정상뿐 아니라 실무 협상팀 또한 만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이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균형 잡힌 로드맵을 만들어내는 세부적인 작업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협상 팀을 갖추고 있다며, 그들이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고, 앞에 놓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미국) 팀 역시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반응은 국무부의 논평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북한이 발사체를 발사한 3일 VOA의 관련 질문에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과 관련해 그들의 역할을 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으로 돌아오길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의 언급 횟수가 크게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북한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의지가 이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북한이 제재 완화 등을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 양측의 간극이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제관계국장은 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 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문제 해결’ 보다는 ‘상황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they are basically trying to manage...”

미국은 상황관리를 시도하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길 바라고 있고, 이런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때까지 이어지길 희망하고 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 대선 이전에라도 북한과의 관여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히 있지만, 북한과의 대화가 재선 가도에 이득이 될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도 최근 VOA에 “(북한과의) 협상이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이익이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차관보] “Trump will not push very hard...”

아인혼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외교를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협상이 아직 살아있고 전쟁을 피했다고 말할 수 있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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