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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문답] 미 국무·국방장관 일본·한국 방문…북 핵, 동맹 강화 등 논의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지로 일본과 한국을 찾았습니다. 두 장관은 나흘 동안 이어진 일정 동안 한반도와 역내 문제 등을 논의했는데요. 함지하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두 장관이 동시에 한국과 일본을 찾는 게 꽤 오랜만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두 장관은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외교와 국방을 담당하는 장관들과 회담을 갖고, 2+2라고 불리는 외교, 국방장관 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 2+2 형태의 회담은 한국의 경우 5년 만에 개최된 것이고요. 미국의 국무, 국방 장관이 동시에 방한을 한 건 11년 만입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4월 워싱턴에서 2+2 회의를 개최한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진행자) 아무래도 국무, 국방 장관의 동시 방한, 방일이다 보니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주목되는 발언들이 많이 나왔죠?

기자) 네, 우선 양국의 2+2 회담 뒤 나온 공동성명을 살펴보면, 일본에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 필요성과 한국과의 3자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에선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데 대한 어조가 살짝 다르다는 평가도 나왔군요.

기자) 네, 일본에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공동성명에 들어갔지만, 한국에선 핵 문제 등이 ‘우선 관심사’라는 점으로 표현된 게 큰 차이점입니다. 여기에 미한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측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북한의 비핵화’를 사용한 미국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입니다.

[녹취: 블링컨 국무장관] ““We are committed to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reducing the broader threat the DPRK poses to the United States and our allies…”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미국과 동맹에 가하는 광범위한 위험을 줄이고 북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로 그 목표”라는 겁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 한국 서울에서 열린 미한 외교.국방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은 이번 방한 중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강한 입장을 밝힌 점도 화제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7일 한국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장관과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e authoritarian regime in North Korea continues to commit systemic and widespread abuses against its own people.”

“북한의 독재체제는 북한 주민에 대한 구조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본권과 자유를 옹호하고 이를 억압하는 이들과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밖에 블링컨 장관은 일본에선 납북자 가족들의 편지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는데요. 그러면서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과 매우 강한 결속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두 장관의 방일, 방한은 3개 나라의 공조를 확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은 여러 역사적인 사안들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인데요. 그래서 국무부 당국자들은 이번 순방 이전부터 3국의 공조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국과 동맹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동맹들 간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한 성 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의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따라서 이번 순방 기간 중에도 이와 관련한 발언이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방일 기간 중 발언입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We've engaged bilaterally with our Japanese and South Korean allies when it comes to North Korea. We've also done a trilaterally and that continued trilateral engagement cooperation will be in my judgment very important going forward.”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로이드 국방장관이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했다.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로이드 국방장관이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했다.

북한과 관련해 미국은 일본, 한국과 양자로 관여했으며, 동시에 3자 방식으로도 그렇게 해 왔다는 겁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자신이 판단할 때 “지속적인 3자 협력관계는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보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3국 공조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이점에 있어서도 이 동맹보다 더 큰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 도전에 동맹으로서 접근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효과적이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진행자) 현재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대북정책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동맹의 역할이 부각됐다고요?

기자) 블링컨 장관뿐 아니라, 백악관과 국무부도 일제히 같은 내용의 성명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을 통해 다양한 추가 압박 방식이 효과적일지, 타당한 외교적 경로가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이런 검토 작업은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국무부는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과 한국 동맹과 대화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장관은 주로 어떤 내용들을 논의했나요?

기자) 네, 한국과 일본 측과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중국에 대한 문제를 다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6일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오스틴 장관입니다.

[녹취: 오스틴 국방장관] “We spoke on a number of issues to include our commitment to th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and enhancing alliance capabilities across all domains and addressing aggressive and coercive behaviors from China, especially in the south and East China Seas.”

일본 측과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더불어 모든 지역에서의 동맹 강화, 특히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태에 대한 대처 방안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겁니다. 또 한국에선 현재 미군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 측에 전환하는 문제도 거론했는데요. 오스틴 장관은 전작권 전환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전환 조건 충족을 위해선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공교롭게도 방문 중에 북한이 몇 차례 미국을 겨냥한 담화문을 냈습니다. 이들 장관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16일 일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전날 담화, 즉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성 발언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는 질문을 받았는데요. 해당 성명을 잘 알고 있다, 정도로만 짧게 대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서울에서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선 이날 아침 공개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와 관련해 “가장 흥미가 가는 것은 동맹과 관련한 부분”이라며, “그래서 여기에 왔고 대북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한 목적에는 북한 문제 말고도, 다른 사안들도 있었을 텐데요.

기자) 네, 대 중국 공조 문제도 심도 있게 논의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미-한 2+2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겨왔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안보 및 번영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북핵 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해 비핵화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행해지는 중국의 군사활동 강화,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이버 공격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고요. 일본과 미국,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함지하 기자와 함께 미국 국무, 국방 장관의 일본과 한국 방문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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