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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8월 중국산 의료용품 수입 크게 늘려


북한 병원의 실험실. (자료사진)
북한 병원의 실험실. (자료사진)

북한의 8월 중국과의 무역액이 전달 대비 약 65% 급감한 가운데, 체온계와 레이저기기 등 의료용품의 수입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전체 대중 무역에선 소비재 품목에 대한 수입과 역외가공 상품의 수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8월 대중국 수입 목록에서 눈에 띄게 급증한 품목은 의료용품입니다.

VOA가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자료를 살펴본 결과, 전달인 7월까지만 해도 수입이 이뤄지지 않거나 수입액이 미미했던 의료용품들이 대거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체온계’의 경우, 8월 한 달간 총 28만5천720개, 약 145만7천 달러어치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수입됐습니다. 이는 북한이 중국에서 사들인 전체 물품 320여 개 중 4번째로 수입액이 높은 것으로, 7월과 6월의 체온계 수입액인 3만9천 달러와 2만6천 달러보다 최대 56배 늘어난 액수입니다.

북한은 또 이 기간 레이저기기 3개, 총 11만6천 달러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또 주사바늘과 주사기도 각각 2만여 개씩 수입했습니다.

그 밖에 엑스레이용 기기 500개 약 4만 달러어치와 의료영상진단 기기 320개(3만2천 달러), 검진대와 수술대가 포함된 의료가구 311개 등도 수입했습니다.

북한의 8월 대중 수입액은 1천926만 달러로, 7월의 6천586만 달러나 6월의 8천767만 달러에 비해 최대 7천만 달러, 즉 8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전체적인 북한의 대중 수입액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이 의료장비를 포함한 각종 의료용품에 대한 수입은 오히려 늘린 사실이 주목됩니다.

이처럼 북한이 의료용품의 수입을 크게 늘린 정확한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선 지난 3월부터 건설 중인 평양종합병원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찾았다고 관영매체들이 지난 7월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찾았다고 관영매체들이 지난 7월 전했다.

한편, 8월 북한의 대중 무역액 급감은 소비재 품목에 대한 수입 감소와 ‘역외가공’ 상품에 대한 대중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이번 북-중 무역자료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이 자료에 따르면 8월 북한의 10대 대중 수입품목에는 소비재 품목으로 볼 수 있는 제품이 설탕과 담배 대용물 등 단 2개였습니다.

반면 전달인 7월에는 10대 수입품에 설탕과 밀가루, 담배, 담배대용물, 소매용 의약품 등 5개 소비재 품목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설탕의 경우 총 754만 달러어치가 수입돼 전체 수입품 중 1위를 차지했지만, 8월에는 수입액이 119만 달러로, 전체 수입품 중 4위로 낮아졌습니다.

또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도 전달에 비해 많은 변화가 관측됐습니다.

이 기간 북한의 전체 대중 수출 품목은 단 13개였고, 이중 중국의 물품을 대신 생산하는 형태의 ‘역외가공’ 추정 물품은 ‘인조 속눈썹(부분 가발)’ 제품 3만7천 달러어치가 유일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두 달 전인 6월까지만 해도 손목시계용 ‘시계무브먼트’와 신발, 담배, 속눈썹 제품 등 약 270만 달러에 달하는 ‘역외가공’ 추정 상품들을 중국으로 수출했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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