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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프리카 제도적 취약성 노려…제재 회피 초점 금융규제 필요”


북한 업체 콩고 아콘데(Congo Aconde)가 콩고민주공화국 내 오트로마미 주에 설립한 동상이다 (사진제공: The Sentry)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제도적 취약성을 악용한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의 특성을 고려한 금융 규제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민간단체 ‘애틀란틱카운슬’이 3일 ‘콩고민주공화국 내 대북 제재 회피’를 주제로 개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현지의 취약한 금융 체계와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간 조사 단체인 ‘센트리’의 존 델오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동상 제작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명백한 ‘양방향 제재 위반’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델오소 연구원] “In this case we have North Koreans building statues which they're not allowed to do according to current EU and UN sanctions regimes. And then we have provincial authorities using public funds to pay for this statue. So, this is apparently bi-directional violation of those sections…”

북한은 유엔 안보리 등에서 금지한 동상 제작에 관여했고, 민주콩고 지방 당국은 공공 자금을 이용해 동상 제작 비용을 지불했다는 겁니다.

또 이번 사안을 통해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국제 금융망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민주콩고의 제도적 취약성이 드러났다고 델오소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앞서 델오소 연구원은 지난달, 북한 국적자 2명이 민주콩고에서 ‘콩고 아콘데’라는 사업체를 설립해 동상 제작 사업을 진행했고, 당국의 직간접적인 도움으로 현지 은행에 달러 거래 계좌를 개설해 국제금융망에 접근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2016년 11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는 북한의 조형물 공급과 판매, 이전 등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콩고 수도 킨샤사의 젠티니 은고빌라 주지사가 북한 업체 콩고 아콘데(Congo Aconde) 기술 이사인 황길수와 건설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The Sentry)
콩고 수도 킨샤사의 젠티니 은고빌라 주지사가 북한 업체 콩고 아콘데(Congo Aconde) 기술 이사인 황길수와 건설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 The Sentry)

델오소 연구원은 동상 제작 사업에 참여한 북한 국적자 2명이 북한의 공무 여권으로 알려진‘PO 여권’을 소지했다며, 이는 북한 당국이 이 사업에 관여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민주콩고 금융 전문가이자 시민 활동가인 플로리베르트 안줄루니 씨는 자국 내에서 국가 차원의 신분 확인 제도가 미비해 ‘비공식 서류’를 이용한 금융 거래가 어렵지 않으며 관리 감독 체계도 허술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콩고 전문가인 애틀란틱카운슬의 피에르 엥글버트 선임연구원은 2018년 설립된 북한 업체가 지방 정부의 조달 사업에 연이어 참여한 것은 북한 측과 현지 당국의 유착 관계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영국의 민간단체인 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비확산 금융 전문가인 달랴 돌지코바 연구원은 북한의 제재 회피에 초점을 맞춘 금융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돌지코바 연구원] “I think it is important to differentiate sanctions evasion in the PF(Proliferation Financing) context from terrorist financing and money laundering because, and making sure that there are regulations in place to…”

별도의 범죄 행위를 동반한 자금 세탁이나 테러 금융 지원과 달리 동상 제작이나 식당 운영 등과 같은 대북 제재 회피 활동은 현지에서 ‘위법’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나 제재 대상자가 이런 활동의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에는 ‘위법성’을 인지하기 어려운 데다 ‘위장 회사’를 앞세운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부 당국 차원에서 제재 회피 활동에 초점을 맞춘 비확산 금융 규제를 수립,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돌지코바 연구원은 또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의 활동과 달리 이번 동상 사업 수익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자금으로 사용되는지 단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운영 방식과 철저한 감시 체계 등을 고려했을 때 북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며, 동상 제작 관련 수입은 강력한 제재 체제 아래에서 북한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라고 돌지코바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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