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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열병식에 세계 최대 드론업체 드론 등장"…사치품·무기 등 제재 이행 '구멍'


지난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드론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 'Drone DJ'는 열병식에 등장한 드론이 중국 DJI에서 만든 촬영용 드론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Drone DJ.
지난 1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드론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 'Drone DJ'는 열병식에 등장한 드론이 중국 DJI에서 만든 촬영용 드론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Drone DJ.

최근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세계 최대 드론업체가 제작한 드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입 금지품목인 전자제품뿐 아니라 고가의 시계 등 사치품과 탄도미사일 관련 물품이 열병식에 대거 등장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구멍이 있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입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지난 10일 대규모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북한 군인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행진하는 군인들 머리 위로 검은 물체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이 물체는 열병식 행사 곳곳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의문의 이 물체는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 분야인 `드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 세계 드론 사업에 관한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인 ‘드론 DJ’ (Drone DJ)는 1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드론이 DJI사에서 제작한 촬영용 드론 ‘DJI MAVIC pro 2’ 모델이라고 밝혔습니다.

DJI는 중국의 드론전문 제작업체로 독일의 국제드론기관(Drone Industry Insight)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주요 드론 업체 가운데 2위에 오른 세계적 기업입니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서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해당 모델의 촬영용 드론이 대 당 약 1천600 달러, 부속품을 포함하면 약 2천500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에서 북한이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는 품목을 국제통일상품 분류체계인 품목분류 코드, 즉 ‘HS code’를 통해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드론이 포함된 전기기기는 HS CODE 85번에 해당돼 대북 수출이 금지돼 있습니다.

‘드론 DJ’는 수입금지 대상인 드론을 북한이 어떻게 구매했는지 의문이라며, 과거 벤츠 사례처럼 밀수했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열병식에서 드러난 제재 위반 사례는 드론뿐이 아닙니다.

안드레아 미헤일레스쿠 전 미 국무부 대북 제재담당 선임고문은 지난 13일 열린 토론회에서 이번 열병식 중계화면에는 유엔 안보리가 사치품으로 규정해 대북 반출이 금지된 평면 스크린 TV와 일본 기업 캐논 카메라 등 다수의 첨단 촬영장비가 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헤일레스쿠 전 선임고문] “I highlighted the camera so cameras are luxury goods and that is a camera, it says in the on the strap it actually says canon…. And wide screen TVs, likely purchased in the region, could be from Japan, Korea or China that I met I couldn't identify, but that is also a luxury good and something.”

일부 한국 언론은 김정은 위원장이 열병식에 차고 나온 시계가 수 천만원(수 만 달러)에 달하는 명품 시계였다며, 이 역시 북한의 사치품 수입으로 제재 이행에 구멍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 역시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10일 자정을 기해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무기가 등장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반한 이동식 발사차량은 11축 차량으로 과거 화성-15형 공개 때 등장한 9축 차량에 비해 더 커졌습니다.

북한이 중국에서 목재 운반용 차량을 수입해 개조했다고 해도 문제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개발했어도 차량에 사용되는 타이어나 기타 물품은 모두 ‘이중 용도’ 물품의 제공을 금지한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제이슨 바틀렛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열병식은 새로운 탄도미사일에서 수입이 금지된 시계나 드론까지 북한이 지속적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음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바틀렛 연구원] “This parade was a clear indication that North Korea continues to be very successful and evading sanctions on all fronts. So ranging from acquiring new ballistic missiles to luxury goods expensive watches as well as using drones to record that parade itself. This was an accurate depiction of North Korea success innovating."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11축의 이동형 발사차량을 중국이 만들어 제재를 뚫고 전달했는지 혹은 북한이 직접 만들었는지 알 수 없다면서도, 이런 차량 제작은 매우 어려운 만큼 아마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뒤 북한에 전달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We don't know whether this new TEL with the 11 axles is built in China, and somehow got through the sanctions, or whether it was built in North Korea. But, building a vehicle like that is very difficult it is really a challenge. And so it's entirely possible that these hotels were made in China, and brought in.”

베넷 연구원은 중국이 만들어서 북한에 제공했든 중국이 관련 기술을 북한에 전달했든 모두 대북 제재 위반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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