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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 북 주장은 일방적 왜곡… 유감 표명


북한이 어제(9일) 남북 비밀 접촉의 녹음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 통일부는 사실을 왜곡한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는 10일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에 대한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위협한 데 대해 “사실을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일축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북한의 주장은 우리의 진위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으로써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다는 정부의 기존입장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북한은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대화에 나올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북한이 추가로 언급한 돈 봉투 문제나 정상회담 제의 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지난 6월 1일에 이어서 어제 보도에도 소위 돈 봉투와 관련된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돈 봉투’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이번에 열렸던 비공개 접촉을 북한이 먼저 제의해서 열리게 된 것이다.“ 라는 그 경과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장관에서 국회에서 답변하신 바가 있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은 지난 1일 남북 비밀접촉 사실을 공개한 데 이어 9일 비밀접촉 녹음 기록까지 공개하겠다며 한국 정부를 재차 위협했습니다. 9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텔레비전입니다.

끝끝내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 기만과 모략 날조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만천하에 공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을 폭로한 지 8일 만에 재차 위협하고 나선 것은 비밀접촉 문제를 진실 공방으로 몰고 가면서 남남 갈등을 유도해 한국 정부를 궁지에 빠뜨리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방보좌관실 행정관을 지낸 김종대 디앤디편집장은 한국 정부의 이중적 행보를 부각시켜 남측을 압박하면서,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추가 공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자칫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북한의 전례 없는 남북 비밀 접촉 폭로는 권력 이양 과정에서 나타난 북한 내부의 충성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천안함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남측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남측의 사격 표적 훈련 등을 계기로 북한 군부의 충성경쟁이 가열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해 남북대화를 거치지 않고 미국과의 대화로 곧장 가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계하는 원칙을 고수한 채, 관련국들과 잇달아 접촉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동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선 북한의 대남 강경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종대 전 청와대 행정관은 한국 정부가 강경 원칙을 계속 고수할 경우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해상이나 사이버 공간 등에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녹음 기록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위협 수위를 높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남측 대표단 몰래 북한이 녹취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녹음 기록이 있다면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밝히라는 게 한국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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