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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 북한 우라늄 농축 문제 이견 드러내


한국과 중국은 오늘(29일)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문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오늘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지난 해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어제 중국을 방문한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늘 오전 베이징의 중국 외교부 청사에서 양제츠 외교부장과 1시간 가량 회담한 데 이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두 장관은 한-중 관계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각 영역의 협조를 강화하면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며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 조기 개최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문제와 남북대화, 6자회담,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현안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 의견을 개진하는 수준에서 대화가 이뤄졌습니다. 회담에는 한국 쪽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임성남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조현동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이 참석했고, 중국 쪽에서는 뤄자오회 아주국장, 천쉬 국제국장, 천샤오춘 한국과장 등이 배석했습니다.

문) 오늘 회담에서 두 나라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하셨는데요, 한국 쪽은 어떤 입장을 내놓았나요?

답) 한국 쪽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문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사항으로 안보리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북한이 플루토늄 핵무기 실험을 두 차례나 실시하고 이제는 평화적 핵 이용을 명분으로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강행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중국 쪽에 전달했습니다.

문) 이에 대해 중국 쪽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네. 중국 쪽은 북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문제는 6자회담에서 다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고, 또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도 국제규범에 따른다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과 견해 차이를 보였습니다.

중국 쪽은 그러면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의 사전 조건으로 내세워 온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체결 논의 주장을 거두며 바람직한 대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6자회담의 조기 재개가 북한 핵 문제 해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은 남북한 대화와 6자회담의 병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남북대화에서 확인하고서 6자회담으로 가자는 한국 쪽 입장과는 다른 것입니다. 양쪽은 내일(30일) 위성락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만나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중국은 외교부 발표를 통해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에 대한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요?

답) 네.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한-중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문제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의 긴박성을 나타내는 것이라며 관련 문제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관련국가가 서로 마주보면서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는 한편 회담에서 서로의 관심사를 풀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오늘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답) 오늘 회담에서 김성환 장관은 최근 북한 어민 27 명의 송환과 남북한 간 백두산 화산 협의 등의 남북대화 상황을 설명했고, 이에 양제츠 외교부장은 어민 송환 문제 해결이 특히 기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 장관은 북한 영변 핵시설의 안전성 문제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와 관련해 한-중 양국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의했지만 양제츠 부장은 구체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밖에 양측은 이미 공동연구를 마친 한-중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서도 협의를 가속화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중국 방문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오늘 회담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핵 안보 정상회담’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문제도 논의됐다죠?

답) 네. 한-중 양쪽은 북한 문제가 양국관계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했으며 전략적 소통을 위한 고위급 교류 강화로 상호 신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 쪽은 김황식 총리의 4월 중 중국 방문과 5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간 정상회담을 요청했고 중국 쪽은 이를 긍정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한국 쪽은 내년 3, 4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핵안보 정상회담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초청하고 별도의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제의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리커창 상무부총리와 왕치산 부총리가 올해 안에 한국을 방문하고 양제츠 외교부장이 하반기에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제의했습니다. 한-중 양국은 이어 올해 안에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다롄과 한국 제주에 각각 영사기구 설치를 합의하고 빠른 시기 개설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문) 김성환 장관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도 만났다면서요?

답) 네, 김성환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오후에는 중국 지도자들의 집무처가 있는 베이징의 중난하이로 가서 원자바오 총리를 예방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오간 의제 범위 안에서 한-중 간 협력과 신뢰를 확대해 나가자는 수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환 장관은 이어 북한과 한국의 지도자들과 두루 친분이 두터운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찬을 했습니다. 김 장관은 내일(30일) 오전 귀국할 예정입니다.

문) 한 가지 더 알아보죠. 최근 북한의 외자유치 창구로 부상한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인 리철 전 스위스 대사가 오늘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던데요?

답) 네. 리철 북한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전 10시쯤 고려항공 편으로 베이징 수도 공항에 도착해 중국 상무부가 제공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 나갔습니다. 리철 위원장은 제네바 유엔사무국 주재 상임대표부 대사와 스위스 대사를 겸임하다 지난 해 3월 임기를 마친 뒤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요, 귀국한 뒤로는 리철이라는 가명 대신 리수영이라는 본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리철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답) 합영투자위는 지난해 말 베이징에서 중국 상무부와 황금평과 라선특구 합작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요, 이런 점에서 리철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후속 협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만간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사전조율 차원의 방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합영투자위원회는 지난 해 7월 합영투자지도국을 확대개편한 조직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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