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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평 라선특구, 북-중 모두에 이득” -전문가들


북한과 중국이 어제(8일)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이어 오늘(9일)은 라선특구 합작개발 착공식을 가졌습니다. 북-중 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두 사업은 양국 모두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황금평 특구와 라선 특구 개발을 위한 착공식이 잇따라 열리면서 북-중 경협이 본 궤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특히, 두 나라 간 협력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반영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자유치 없이 경제를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한 북한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3성 개발을 위해서는 동해로 나가는 출로가 필요한 중국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라선특구 개발은 중국이 더 원하는 것이라는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중국 동북3성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동해로 나갈 수 있는 출로가 필요합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라선지대에 투자를 해서 물류중심의 중국의 출로, 이런 차원에서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의 투자로 원정리와 라진항을 연결하는 도로의 보수 공사가 시작됐고, 라진항 1호 부두 보수공사와 물류창고 건설은 이미 완료됐다는 것입니다. 조 연구위원은 중국이 나중에 라선에 산업단지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연구위원은 반면 황금평 특구 개발은 북한측이 강력히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자체적으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북한으로서는 중국과의 경제협력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이 외자유치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중국과 황금평과 라선특구를 개발함으로써 경제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은 중국과의 합작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선진적인 경영기법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낸토 연구원은 내다봤습니다.

반면, 중국은 북-중 경협을 통해 북한 경제가 더 개발될 경우, 북한 측의 지원요청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북한에서 경제개발에 필요한 지하자원도 확보할 수 있다고, 낸토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의 경제개혁과 개방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 민간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의 광물자원을 원한다는 사실이 북한에게도 이득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석탄과 철광석 등 광물의 판로가 막힌 북한에게 중국은 좋은 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아울러, 북-중 경협과 관련한 중국의 정치적 지원이 북한에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시진핑 부주석 등 고위 지도자들을 만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중국은 대북지원을 줄이는 대신 정상적인 교역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적어도 최소한의 전략적 지원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황금평 특구와 라진 특구 개발이 남북관계와 대북제재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 기은경제연구소의 조봉현 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면 북한이 대남강경책을 고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이 5.24 조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데, 북한이 중국에 손을 내밀면서 중국을 통해 외화벌이를 한다고 할 경우, 결국 5.24 조치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향후 중국을 믿고 한국에 대해 계속 대남 강경자세를 유지하면서 압박을 가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워싱턴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과 중국간 경제협력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유엔 대북제재에 일부 허점이 노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 대북결의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경제개발 활동을 금지하지 않고 있는데, 중국은 바로 이를 근거로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부 북-중간 합의와 개발이 유엔 대북결의가 허용하는 경제개발의 범위를 넘는다고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아울러, 북한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으로 벌어들이는 돈이 어디로 가는지 등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중 경협 확대로 북한산 제품이나 부품이 미국으로 유입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발표한 새 행정명령에 따라 북한산 완제품이나 부품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일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낸토 연구원은 라선특구에서 만들어진 부품이 중국으로 건너가 자동차나 기계 등 다른 제품에 포함된 뒤 미국에 수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같은 중국 제품을 수입하는 사람들은 제품 속에 북한 산 부품이 포함돼 있다고 세관에 신고한 후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적발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결국 북한산 부품을 포함한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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