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공식 후계자인 김정은의 사진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0일자 1면에 김 위원장과 김정은이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 앞에서 28일 열린 당 대표자회 참석자 등과 함께 찍은 3장의 사진을 실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사진들은 한결같이 맨 앞줄 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앉아있고 그의 주변에 적게는 2백 명, 많게는 1천 명 정도 앉거나 선 자세로 도열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 사진들에서 김정은은 김 위원장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 주먹을 쥔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린 채 앉아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김정은과 김 위원장 사이에는 이번 당 대표자회를 통해 군부 최고 실세로 떠오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그리고 김 위원장의 왼쪽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함께 자리해 김정은의 위상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옷은 김 위원장과 비슷한 스타일의 짙은 회색 인민복을 입고 있었고 곱슬머리에 귀가 드러나게 단정하게 이발한 얼굴은 약간은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살찐 얼굴과 몸매가 할아버지인 고 김일성 주석이나 김 위원장을 연상시키는 외모로 특히 김 주석의 젊은 시절과 비슷하다는 평입니다.
인민군 대장 칭호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과 군의 요직을 차지한 김정은이 얼굴까지 공개됨으로써 후계자로서의 공개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김정일 위원장과 후견세력들과 같이 금수산을 참배했다는 것은 후계자로서의 신고식이고 또 거기서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후계자 활동의 첫 시작이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공개활동을 더 활발하게 할 것이다, 그렇게 예측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외부에 모습을 공개하면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사실상 권력을 넘겨받았던 전례에 비춰 김정은이 어떤 역할을 맡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연구원 최진욱 박사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시절과는 달리 김정은이 곧바로 권력을 나눠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정은의 등장과 함께 김 씨 친족들이 대거 등장하고 또 새로운 군부 실세들이 등장했습니다, 리영호라든지 또 최룡해라든지 많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이런 사람들이 중심이 돼서 김정은 후계체제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지만 김정일의 80년대처럼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는 좀 더 봐야 한다고 봅니다.”
일각에선 김정은의 사진이 이번에 공개됨에 따라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식에서 펼쳐질 군사 퍼레이드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