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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위원장, 9년만에 러시아 방문


한국 서울역사에 설치된 TV 앞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시청하는 군인들
한국 서울역사에 설치된 TV 앞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소식을 시청하는 군인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9년만에 러시아를 전격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다음 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유미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일 오전 10시께 특별열차를 통해 북-러 국경의 첫 기차역인 러시아의 하산에 도착했습니다. 외신들은 김 위원장의 도착이 당초 예정보다 2, 3시간 지연됐고, 현지에서는 환영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환영 행사에는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 빅토르 이샤예프와 연해주 주지사 세르게이 다르킨 등이 나와 김 위원장을 영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지난 5월 중국 방문때와는 달리 신속하게 확인했습니다. 북한의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의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을 비공식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정부도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확인했습니다. 클렘린궁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20일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산을 떠난 김 위원장의 동선과 일정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라디보스토크 위쪽에 있는 우수리스크의 댐 시설이나 극동 아무르주에 있는 부레이 수력 발전소 등이 예상 방문지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23일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일간지 이즈베스티야는 두 지도자가 바이칼 호수 인근에 있는 동부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울란우데는 기계와 철강 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것은 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함께 방문한 지난 1959년이었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최고 지도자의 신분으로 2000년대 초 다시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1년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시베리아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사업에 합의하고 북한의 미사일 개발 권리를 인정 받는 이른바 모스크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또 이듬해인 2002년에는 하바롭스크 등 극동지역 산업시설을 시찰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러 경협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 개발의혹이 제기되고 러시아의 경제사정도 악화되면서 두 나라간 경제 협력은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에 다시 러시아를 방문한 목적은 당시 결실을 보지 못한 경제 협력을 강화 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 중 북한과 러시아간에 협력이 추진되고 있는 가스관 부설과 시베리아 횡단철도, 나진·선봉 출항권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편중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에 추가 식량지원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동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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