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고미 요지 선생님. 반갑습니다.
답) 예 반갑습니다.
문)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답) 저는 일본 도쿄신문 기자이고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서울 특파원을 했고 그 후에도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습니다.
문) 최근 중국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언제 어디서 만나셨는지 간단히 말씀해주시죠.
답) 이 달 중순쯤, 중국 남부에 있는 큰 도시에서 만났습니다. 김정남씨가 보안 문제상 비밀로 해 달라고 해서 이번에 이 부분은 밝히지 않기로 했습니다.
문) 신문에 실린 사진을 보니 김정남 씨가 머리를 빡빡 깎고 안경을 쓴 모습이던데요. 김정남 씨가 피하진 않았습니까?
답) 그렇지 않았습니다. 2004년도에 김정남 씨와는 국제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분이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 그 밖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문) 김정남 씨의 태도가 자유스럽던가요?
답) 처음에는 긴장한 모습이었는데, 예전에 이야기를 많이 나눠보았기 때문에 곧 부드러운 분위기로 진행됐습니다.
문)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에게 권력 세습을 하려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김정남 씨가 어떻게 얘기를 하던가요?
답)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이 김일성 주석의 업적들이 다 없어지는 것이라며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김정남씨는 본인도 이유는 모르지만 북한 내부의 안정을 위해 결정된 거라 믿고 있고 자신도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현재 중국에 있는 김정남 씨가 가끔 평양에 가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건가요?
답)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통화를 계속 하면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자신의 동생이자 김정일의 후계자로 내정된 김정은에 대해선 어떻게 얘기를 했습니까?
답)저도 놀란 것이 김정은과는 만난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 김정철 씨는 해외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김정은은 성격도 모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충성심이 강하고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아닌가 하고 추측했습니다.
문)김정일이 권력 세습을 하면서 장남 김정남이 아닌 셋째 아들 김정은을 선택한 데 대해 어떻게 말했습니까?
답) 김정남 씨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학을 한 후 조국에 들어갔을 때, 둘 사이에 마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서로 멀리 떨어져 살았다고 합니다. 처음에 김정일 위원장은 장남 김정남에게 기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 화폐개혁에 대해선 어떻게 말하던가요?
답) 화폐개혁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실패한 정책이라고 거듭 말했습니다.
문)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선 언급을 했습니까?
답)미국이 북한을 압박한 만큼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식으로 말했습니다.
문)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무슨 말을 했습니까?
답) 연평도 사건에 대해선 민족의 비극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동생 김정은에게 앞으로는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도록 노력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문) 그 말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이 군부가 독자적으로 행한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겁니까?
답)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저 개인적으론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문) 평양이 추구하는 강성대국이 될 거란 얘기도 했습니까?
답) 강성대국은 2012년으로 계획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정남은 국민들이 이미 사상적으로는 훈련이 매우 잘 돼 있으니 군사대국은 이미 달성했다고 하면서도 경제 대국으로는 지금 상황에선 도저히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김정남 씨의 옷차림이나 말투는 어땠습니까?
답) 2004년에 만났을 땐, 옷차림이 잘 갖추어져 있고 비싼 액세서리와 시계를 갖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아주 자연스럽고 평범한 옷차림이었습니다.
문) 고미 요지 선생님, 감사합니다.
답) 예, 감사합니다.
북한의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김정일 위원장과 갈등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남은 또 북한 정권이 개혁개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김정남을 만난 일본 `도쿄신문’의 고미 요지 기자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