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선 지금 건기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케냐 동부와 동북부 지역에선 건기가 시작되기 바로 전, 우기에 예년에 비해 비가 훨씬 적게 내려 가뭄이 든 탓에 식량작물 피해가 늘어나 식량부족이 크게 우려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기근조기경보 체제, FEWS연계망 같은 단체들은 식량작물에 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간인 10월부터 12월까지 강우량이 크게 줄어 케냐 등 아프리카 동부지역에 가뭄이 들것이라고 지난 해에 일찌감치 예측한 바 있습니다.
케냐 정부는 가뭄 대책으로 곡물 비축량을 늘리고 가뭄에도 견디는 내건성 작물 재배를 촉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몇 달 안에 식량부족이 확산되고 있어 케냐 정부의 여러 가지 대책들이 굶주림을 막는데 역부족일 것으로 우려됩니다.
케냐 축산부는 극심한 가뭄 때문에 낙타 15만 마리, 소 6백만 마리, 염소 1천6백만 마리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케냐 정부는 지난 12일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극심한 가뭄과 대기근 등 위기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알프레드 무투아 케냐 정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The ministries involved will ensure that food arrives
지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구호 식량이 제때에 정확히 도착하도록 하고 소 등 가축들이 위험에 처한 지역에서 정부가 가축들을 수매하는 등의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는 설명입니다.
케냐의 가뭄이 들지 않은 다른 지역에서는 식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뭄 지역이라 하더라도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케냐 각료회의는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식량을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수송하느냐에 있다고 무투아 대변인은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케냐 정부의 이 같은 대책만으로 기근 사태를 막기가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케냐 적십자사는 이 같은 우려에 따라 긴급 식량구호 운동을 펼치는 한편 정부는 가뭄과 대기근의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케냐 적십자사는 특히 북부지역이 가뭄 때문에 목초가 말라 더욱 어려운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북부 지역의 일부 관리들은 이미 위기에 빠진 가축이 3만 마리에 달한다고 추산합니다. 또한 북부 지역에선 주민들간에 가축 도난 때문에 폭력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판에 극심한 가뭄이 이 같은 가축도난 사태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우려된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케냐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이미 한 차례 극심한 가뭄을 겪었고 그 때의 피해로부터 아직도 완전한 복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해에는 3월부터 6월초까지 이례적으로 오랫동안 비가 내려 식량작황이 풍작을 이뤄 피해복구가 빠르게 진행됐지만 곧 이어 다시 극심한 가뭄이 닥쳐 회복세가 멈추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