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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북 월드컵 예선전, 경기 전부터 신경전


일본과 북한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전을 위해22년 만에 평양에서 경기를 치릅니다. 얼어붙은 양국 관계 때문에 경기 전부터 신경전이 대단합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과 북한이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을 치릅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이 북한에서 경기를 갖는 건 지난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전 이후 22년 만입니다.

북한과 일본은 현재 공식 접촉이 끊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중립 지역에서 맞대결이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예정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허가하고 일본도 이를 받아들여 경기가 성사됐습니다.

양측은 경기 하루 전날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보였습니다. 일본 언론은 일본 대표팀이 14일 평양에 도착했다며, 입국 수속에 4시간이나 걸려 당초 예정보다 3시간 늦게 현지 적응훈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경기장이 일본 선수들에게 낯선 인조잔디 구장인 점도 지적됐습니다. 북한은 또 경기 전날까지 시합에서 사용할 공인구를 공개하지 않아 일본 언론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일본 응원단의 규모를 제한한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당초 일본 정부는 경기장에서 불상사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일본 응원단의 규모를 2∼3백 명 수준으로 제한하려 했지만, 북한은 이보다 적은 1백50명만 허용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6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한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일본 국민의 북한 방문을 규제해 왔습니다. 이번 일본 응원단의 방문은 예외적으로 인정했지만 방문 목적을 경기관전으로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경기 관전 이외의 행동은 자제해 줄 것을 응원단에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응원단의 휴대품도 엄격히 제한됩니다. 휴대전화와 사진기 망원렌즈는 경기장 반입이 금지됐고 일본 국기와 횡단막, 각종 응원도구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목소리와 박수만으로 응원해야 합니다.

경기 하루 전날 평양에 도착한 일본 응원단은 15일 경기를 관람한 뒤 다음날 곧바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북한은 일본 측 취재인원 수도 제한해 일본 언론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모두 51명의 기자가 이번 경기를 취재하겠다고 신청했지만 북한은 취재기자 6명과 사진기자 4명에게만 방북을 허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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