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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반북 목소리 높아져


Istraživačka jedrilica Corwith Cramer, organizacije Sea Education Association (SEA). (Credit: E. Zettler, SEA Education Association)
Istraživačka jedrilica Corwith Cramer, organizacije Sea Education Association (SEA). (Credit: E. Zettler, SEA Education Association)

일본에서 북한의 연평도 공격 사건 이후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북 핵 6자회담을 긴급히 열어야 한다는 중국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도쿄 현지의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일본에서 최근 반북 여론이 상당한가 보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후 정치권과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까지 가세해 북한을 한 목소리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00년 대 들어 북한의 일본인 납치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여기에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잦은 대남 도발 등으로 이웃나라인 일본에서는 북한에 대해 ‘믿을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달 28일, 연평도 공격이 있었던 23일 이후 닷새만이죠, 일본 시민단체인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연합회’는 도쿄 시내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규탄하는 긴급집회를 열었습니다.

문) 그렇군요. 집회 참석자들의 주장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집회 참석자들은 “북한의 포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군사공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일본 정부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해 납치피해자 구출을 위한 만전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문) 어제(30일)는 재일 한인들의 항의 시위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답) 네 어제(30일)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 그러니까 줄여서 ‘민단’이라고 하는데요,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사무실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었습니다. 민단과 총련의 충돌을 우려해 일본 경찰이 이중삼중의 폴리스 라인을 쳤기 때문에 불상사는 없었습니다만, 집회 참석자들은 “총련은 북한의 만행을 직시하라”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민단은 특히 총련이 최근 조직원들에게 배포한 문건을 문제 삼으며, “북한의 공격을 정당화하고 민간이 숨진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문) 총련이 조직원들에게 배포한 문건에 무슨 내용이 담겨있습니까?

답) 28일, 그러니까 지난 일요일이죠, 총련은 내부조직원을 대상으로 ‘서해에서 일어난 포격전에 대하여’라는 문건을 배포했습니다. 이 문건에서 총련은 “북한은 연평도에 있는 군부대를 정확히 타격했기 때문에 민간인 사망자는 물론 중상자도 없다”는 내용입니다. 또 남한 측은 민간인이 2명 사망했다고 하지만 이들은 연평도에 사는 주민이 아니라 연평도에 있는 한국군 군사시설에서 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이기 때문에 민간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거의 궤변에 가까운 말인데요, 아마도 북한군의 공격으로 민간인까지 큰 피해를 입었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친북성향의 재일 한인들 사회에서도 북한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로 보입니다.

문) 북한의 연평도 공격 직후 중국이 6자회담을 갑작스럽게 제안했었는데요, 일본 정부는 중국의 제안에 부정적인 것으로 아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지금은 6자회담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입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지난달 29일(월요일) 야당 당수들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긴급제안한 6자회담에 대해 “한국 미국과 공조해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중국의 제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밝힌 것이지요.

일본 내각의 대변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핵 개발 의사까지 분명히 하면서 기존 합의를 어기고 있다. 북한이 기존 6자회담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 한 관련국들로서는 협의에 나설 수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일본 언론 역시 ‘중국의 제안’은 궁지에 몰린 북한을 구하기 위한 시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무차별 포격한 이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중국이 북한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일본 여론은 이 같은 중국의 태도에 대해서도 몹시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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