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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 철학의 날 개최지 이란, 서방측 학과목 강의 억제


이란 정부는 철학을 포함해 서방측 학문의 강의와 수학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발표는 올해 세계 철학의 날 학술회의를 이란에서 개최하기로 한 유엔 교육 과학 문화기구, 유네스코의 결정을 둘러싸고 논란을 가열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서방측 철학자들은 이란의 학문연구와 언론 자유 기록이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다음 달 이란에서 올해 세계 철학의 날 학술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유네스코의 결정을 맹렬히 비난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이란 대학들에서 철학 등 여러 학과목들의 강의가 규제될 것이라는 이란 정부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유네스코 회의 개최 결정에 대한 강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교의 이란출신 철학자인 ‘라민 쟈한베글루’교수는 이란에서 개최될 세계 철학의 날 기념행사를 취소하도록 유엔에 되풀이 촉구해왔습니다. 쟈한베글루 교수는 한때 세속주의를 포함해 서방측 사상을 지지했다는 혐의로 악명 높은 에빈 교도소에서 일년간 수감되었었습니다.

특히 북한이나 이란처럼 사상의 자유가 금지돼있는 나라들의 교도소에는 사상의 자유를 증진하려는 철학자 등 많은 사람들이 수감돼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이란에서 세계 철학의 날 기념행사를 갖는 것은 마치 지난 1930년 베를린에서 당시 나치정권의 선전상 괴벨스에게 회의개최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쟈한베글루 교수는 비난합니다.

지난 25일 이란 지도자들은 서구문화에 비난을 퍼붓고 동시에 이란의 문화적 유산을 찬양했습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25일 테헤란 대학교에서 열린‘연성전쟁 반대 회의’에서 세계 다른 나라들은 이란 문화를 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란의 문화와 이슬람 전통은 다른 나라들이 본으로 삼을 만큼 우월하고 결국에는 이란 문화가 널리 전파되고 승리할 것이라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이란 정부 텔레비전방송은 또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성지인 콤에서 학생들에게 그와 똑같은 내용을 강론하는 것을 방영했습니다. 하메네이는 서방측의 음모와 해로운 서방문화가 이란과 이란 혁명에 일대 위협을 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 버밍험 대학교의 스콧 루카스 교수는 현재 이란에서 나오는 수사적 발언들은 이란의 개혁주의자였던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이 표방했던 ‘문명권들간의 대화’와는 실로 거리가 멀다고 지적합니다.

이란 지도자들은 지난 해 말썽 많은 대통령 선거를 치른 뒤 이란국민의 눈에 합법적인 정권으로 비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이것이 도리어 부정적 기운을 조성한다고 루카스 교수는 지적합니다.

사람은 합법성을 갖기 위해 싸울 때 흔히 긍정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인 경고를 내놓게 된다는 것입니다. 적들이 어떻게 당신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 또 자유와 행복과 삶을 어떻게 망칠 것인지를 강조하게 된다고 루카스 교수는 지적합니다.

그러나 이란 지도자들이 서구의 것이면 무엇이나 이란정부가 공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통 이란인들은 여전히 서구 문화에 매료당해 있다고 루카스 교수는 지적합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가 서구문화를 규탄하고 있지만 이란 시장들에 가보면 서방세계에서 만들어진 거의 모든 음악이나 영화를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 이란에서 널리 보급되고 있는 페이스북 덕분에 사람들간의 교류와 대화는 오히려 더 확대되고 있다고 루카스 교수는 지적합니다.

루카스 교수는 서방측 일부 인사들과 이란 지도자들 모두 하바드 대학교의 새뮤얼 헌팅턴 교수의 저서,‘문명의 충돌’에서 거론된 문명권사이의 격돌을 대변하려 든다고 지적합니다. 헌팅턴 교수는 그 저서에서 "문명권 사이의 갈등 중심에 기독교 서구문명 대 이슬람 과 아시아 유교문화권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카스 교수는 이 같은 정치적 투쟁은 선과 악, 우리와 그들과의 싸움이라고 주장하고 그러나 보통 이란 사람들은 서로간의 교류라는 개념을 수용하고 있고 양쪽 모두의 생각에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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