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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터 벡 게이오대 연구원] “일본 추가 지진 우려, 외국인들 출국”


일본 현지 분위기를 전화로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도쿄대 게이오 대 방문연구원으로, 한반도 전문가인 피터 벡 씨가 연결돼있습니다.

문) 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데요. 지진 발생 당시에 어디에 계셨습니까?

답) 저는 도쿄에서 북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고 있었습니다.

문) 그러니까 도쿄와 지진 발생지점 사이에 계셨군요?

답) 그리고 산에서도 진동을 상당히 크게 느꼈습니다.

문) 당시 산에서 진동이 어떻게 느껴지던가요?

답) 스키장 건물 안에서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바람인 줄 알았는데, 요리사가 나오면서 ‘지진’이라고 외쳐서, 지진인 줄 알게 됐습니다.

문) 바람이 부는 것보다는 훨씬 더 심하게 흔들렸겠죠?

답) 10초 정도 계속 흔들렸습니다. 더 놀란 것은, 바다에서 발생한 진동을 놓은 산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문) 해발이 어느 정도 되는 산이었나요?

답) 한 1천500미터 정도였습니다.

문) 꽤 높은 산인데도 지진이 느껴졌군요. 지진 발생하니까, 주변에 있던 분들의 분위기가 어땠나요?

답) 처음에는 얼만큼 큰 지 몰랐거든요. 쓰나미 걱정도 없었고. 또 일본에서 계속 지진 있으니까. 처음에는 계속 스키 탔습니다. 그런데 저녁에 내려와서 얼마나 큰 지진인지 알았습니다.

문) 스키장에서는 진동이 오래가지는 않았고, 계속 사람들이 스키를 탔군요?

답) 그런데 저녁에 내려오니까, 기차가 다 중단됐고, 그래서 근처에 숙박했습니다. 교통 수단이 다 마비됐는데, 호텔에서도 손님을 받고,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국제전화도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일본 사람들도 차분하게 차례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었는데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문) 그러니까, 지진을 산에서 내려와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아셨을 텐데요. 저희도 영상을 봤지만, 쓰나미가 밀려오면서 가옥들이 쓸려나가고, 지진피해 때문에 마을이 쑥대밭이 된 모습을 봤는데. 그런 영상 보면서 일본인들은 어떤 모습이었고, 본인은 어떤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답) 지진이 한 번이 아니라 수백 번의 여진이 있었습니다. 그 날 밤에도 니가타 주변에서 숙박을 했는데. 새벽에 큰 지진이 나서 잠이 깨기도 했습니다.

문) 굉장히 불안하셨겠네요?

답)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또 큰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마음이 상당히 불안합니다.

문) 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까 봐 걱정을 하고 계시는군요?

답) 아침에도 진도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서, 도쿄에서도 느꼈습니다.

문) 지금은 도쿄에 계신거죠?

답) 히치하이크를 해서 다른 사람 차를 얻어 타고 왔습니다. 한자로 ‘동경’이라고 써서 들고 서서 차를 두 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탔습니다.

문) 모르는 사람이라도 태워주니까, 다행히 도쿄에 오셨는데. 지진과 관련해서 도쿄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일본 사람들이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불안합니다. 그걸 확인할 수 있는 게, 슈퍼에 가면 빵이나, 계란, 음료수 사기가 어렵습니다.

문) 음식이 동이 났군요?

답) 사람들이 불안하니까 음식이 나오면 다 사재기 하고 있습니다.

문) 지진 당시에 도쿄도 교통이 마비되고 전기가 끊겼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답) 현재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원자로 사고 때문에 사람들 마음이 더 불안합니다. 일본에 있는 외국인으로서 한 가지 더 말씀 드리면, 외국 사람들 반 이상 일본을 떠날 수 있으면 떠나고 있습니다.

문) 추가 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겠군요?

답) 지진도 있고, 원자로에서 대규모 방사능 누출도 걱정되니까, 제가 알고 있는 외국인 2명이 벌써 출발했고, 다른 사람들도 그런 준비 하고 있습니다.

문) 본인은 어떤가요?

답) 저는 한국에서 오래 살았으니까, 북한 옆에 살고 있어서, 위험한 것에 대해 좀 익숙해져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나갈 계획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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