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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로 한반도 전문가 스칼라피노 박사] “북한 3대 세습은 왕정 복귀”


미국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가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을 `왕정 복귀’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문제에 관한 세계적인 석학인 스칼라피노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습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스칼라피노 박사를 전화로 인터뷰 했습니다.

문)스칼라피노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후계자 김정은이 등장하는 등 권력 세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왜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 주려는 겁니까?

답)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자기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것은 김일성-김정일 일가가 계속 권력을 쥐기 위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절대 왕조에 복귀하려는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 세습을 결정했고, 군부가 찬동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답) 스칼라피노 박사님은 오랫동안 북한의 공산주의 역사를 연구해 오셨는데요, 이번 권력 승계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십니까?

답)북한의 권력 세습은 마르크스나 레닌주의 같은 공산주의는 물론이고 사회주의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는 수령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전통적 왕정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문) 북한에서는 권력 승계가 이미 시작됐는데요, 권력 세습이 순조롭게 진행될까요?

답)경제적 상황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경제는 만성적인 식량난을 비롯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어떻게 경제난을 해결할지, 경제적 요인이 권력 승계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북한의 권력 세습이 개방이나 개방을 막거나 연기하는 요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북한은 하루빨리 개혁개방에 착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후계자 김정은을 포함해 아무도 개방이나 개혁을 준비하거나 착수한 것 같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중국은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해 ‘내정 문제’라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요. 베이징의 이 같은 입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중국은 북한의 권력 세습과 관련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중국은 내심 북한의 권력 세습과 경제체제를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나서서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북한체제가 붕괴돼 난민이 중국에 밀려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정치’에 밀려 힘을 잃었던 노동당이 44년 만에 당 대표자회를 열었는데요. 노동당과 군부간에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없습니까?

답)당 대표자회가 열렸지만 이로써 노동당이 정치적 위상을 되 찾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진짜 권력은 김정일 위원장과 군부가 쥐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당이 군부에 도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노동당에는 70-80대 노인들이 많은데, 이들은 곧 세대교체 흐름에 따라 물러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권력 교체기에 들어선 북한과 미국 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답)글쎄요. 당분간은 지금 같은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관계를 정상화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는데, 현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 끝으로, 평양의 수뇌부에게 해주실 충고가 있으시면 말씀 해주시죠.

답)북한은 지금 겪고 있는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면 미국과 한국 등 주변국들과 관계를 개선해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북한과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건설적 관계를 맺을 준비가 돼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쪼록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해 동북아시아 평화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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