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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존’ 앞세운 이재명 정부… ‘저자세 비판’ 속 남북대화 가능할까?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라시아 지역회의’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지난 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라시아 지역회의’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한국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꽉막힌 남북관계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관계 개선을 위해 계속 북한의 대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는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하고 있는데, 남북관계가 왜 얼어붙었는지, 앞으로 풀릴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1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의 대문을 계속 두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입니다.
”단단하게 빗장이 걸린 북한의 대문을 계속 두드려야 합니다. 끝까지 두드리면 열릴 것이고, 열릴 때까지 두드리면 열리는 것 아닙니까.”

이 대통령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라시아 지역회의’에서 격려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13개월전 정부 출범 당시 밝혔던 대북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북 정책 목표를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으로 정하고, 북한을 존중하고 흡수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남북 경제협력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이재명 정부는 이를 위해 일련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했습니다. 우선 이 대통령은 취임 일주일 만인 지난해 6월 11일 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또 국정원 등이 운영해온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과 국경 지역의 대북 TV 방송 송출도 중단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15일 기념사에서는 북한에게 “언제 어디서든 만나 한반도 평화 체제를 논의하자”고 제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8월 25일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요청했습니다.

또 올해 2월28일 한국 통일부의 정동영 장관은 전임 윤설열 정부 시절 남북간에 문제가 됐던 한국 무인기 북한 침투를 시인하고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이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꽉막힌 남북 관계는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북한은 한국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2018년 9월부터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상시 연락과 소통 채널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대북전단 문제를 빌미 삼아2020년 6월 일방적으로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또 북한은 2023년 4월 판문점 연락채널과 서해지구와 동해지구를 연결하는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끊었습니다. 남북간의 대화와 연락은 지난 6년간 완전히 끊어진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남북관계 단절은 과거의 남북관계 단절과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진단합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석좌 연구위원입니다.
”과거의 남북관계 단절과 현 상황은 본질적으로 다르죠. 왜냐하면 과거의 경우에는 남북관계라고 하는 개념이 있던 상황이고요. 지금은 북한이 올 3월에 최고인민회의를 통해서 헌법을 개정을 했고, 남북을 남북관계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 관계로 전환을 해버렸거든요.”

실제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말을 기해 구조적인 남북관계 단절을 추진했습니다. 그 해 12월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올해 3월에 열린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이 예고했던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배경에는 체제 위기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사회에는 지난 30년간 남북 대화와 교류를 통해 남한의 노래, TV드라마, 영화가 상당히 확산됐는데, 이런 한류가 정권의 최대 위협이 됐다는 겁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영종 북한연구센터장입니다.
”탈북민들, 특히 젊은 세대 가운데 여성 탈북민들의 경우에는 10명 중에 8명, 9명이 탈북 동기와 관련해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결심을 했다, 마음이 흔들렸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20년에 제정한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은 남한의 노래와 드라마를 퍼트린 사람은 무기노동교화형(종신형) 또는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남북대화는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가 이뤄지고 난 뒤에 가능할 것이라고 조한범 석좌연구위원은 전망했습니다.

”남북 대화는 현재로서 남북 대화가 먼저 물꼬를 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과거의 경우에는 문재인 정부 시기에 선 남북관계 후 북미관계, 또 '한반도 운전자론' 이런 개념이 통했다고 보면, 현재로서는 북한은 북미관계에 주력하고 있는 것 같고요.”

한국 정치권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진영별로 찬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진영은 정부의 남북 긴장 완화 조치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접근에 대해 “저자세 외교”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힘 조용술 대변인입니다.
”이재명 정권의 외교는 기본적으로 저자세 외교라고 봅니다.가령 예를 들어 북한이 2개 국가론을 주장하는데, 이재명 정권이 나서서 적대적 2개 국가론에 동조를 한다던가, 또 북한이 유감 표명을 하라고 요구한다면 사실관계 확인 안하고 유감 표명부터 하는 자세가, 국민들이 바라볼때 전형적인 저자세 외교라고 봅니다.”

과거 북한의 무인기 침투나 오물풍선 도발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한국의 무인기 침투에 대해서 사과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확고한 안보관과 동맹 기반의 억제력으로 북한의 계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남는 것은 대화도 평화도 아닌 ‘외교적 고립’뿐이라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저자세 대북 메시지와 동맹을 불편하게 만드는 위험한 정무 판단을 멈추고, 한미 공조를 정상궤도로 돌려 국민의 안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남북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한국 이재명 대통령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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