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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군인, 파푸아 주민에 잔혹한 고문


인도네시아 군 병사들이 파푸아 지역에서 주민들을 고문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다음 주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 군에 의한 인권 침해 문제를 거론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인도네시아 군 병사 5 명이 5일 파푸아 지역에서 군사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지난 달 인터넷 동영상으로 공개돼 충격을 준 민간인 고문 사건의 용의자들입니다.

그런데 재판을 하루 앞둔 4일, 피해 주민이 병사들의 잔혹한 고문에 대해 증언하는 새로운 동영상이 아랍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 텔레비전’에 방영됐습니다. 피해자는 이 동영상에서 군인들로부터 이틀 동안 고문 받은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군인들이 쇠 집게로 발톱을 잡아 빼는 혹독한 고문을 가했다는 겁니다. 이 피해자는 그러면서 경찰은 자신에게 고문 용의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증언하도록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군과 주 정부 관리들은 앞서 파푸아 주민들에게 고문을 가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공개되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고문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각국 정부 지도자들은 인도네시아 당국의 이 같은 신속한 대응을 인권 상황의 진전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인도네시아 군사법원이 이번 사건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판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가해 군인들을 인권법정에서 재판하거나,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대통령실의 튜쿠 파이자샤 대변인은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 것임을 약속했습니다.

정부가 재판 과정을 지켜볼 것이며, 군사법정에서도 독립적인 사법체제가 지켜질 것으로 확신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안드레아스 하르소노 씨는 인도네시아 군사재판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9일로 예정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임기응변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겁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의 테러전담 특수팀에 재정을 지원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하르소노 씨는 미국이 인도네시아 군과 협력할 때 인도네시아에서 최악의 인권 침해가 있었다며, 미국의 협력이 줄거나 최소 수준일 때 인권 침해가 오히려 훨씬 더 적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르소노 씨는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때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고문 사건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고문 사건이 군사법정이 아닌 민간 법정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의 지적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서는 분리주의자들의 소규모 저항이 거의 40년 동안 계속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군의 인권 침해가 오랫동안 알려져 왔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정부는 민주화를 이룬 지난 10 년 동안 인권 상황이 일부 개선됐다고 밝히고 있고, 인권단체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몇 달 사이 파푸아 지역에서 발생한 충돌 사태로 약 50명이 사망했다고 인도네시아인권위원회가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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