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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자동차 업체 GM, 기업 공개 성공


붕괴 직전까지 몰렸던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가 부활하고 있습니다. 파산 18개월 만에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데요. 과연 재기에 성공한 건지 알아보겠습니다.

문) 제너럴 모터스, 일단 출발은 좋네요.

답) 정확히 얘기하면 ‘재출발’입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지난 주에 기업 공개를 하고 뉴욕 증권시장에 재상장을 했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파산 18개월 만입니다. 그런데 결과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상장하자마자 첫 날 상한가를 보였으니까요.

문) 기업 공개를 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선 흔한 일입니다만, 설명이 조금 필요한 부분 같네요.

답) 말 그대로 상품구매자나 거래기업 외의 투자자에게 해당 기업의 투자가치를 홍보하는 행위로 보면 됩니다. 어느 시점에 이르면 기업의 대주주나 종업원들만 그 회사 가치를 알고 있어서는 당사자들에게 불이익만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기업이 최초로 공개적으로 주주를 모집해서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걸 기업 공개라고 합니다.

문) 기업 공개 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상장까지 포함해서들 많이 얘기하잖아요. 사실 좀 다른 건데.

답) 그래도 많이들 혼용해서 쓰죠. 하지만 분명히 다릅니다. 기업 공개는 소수의 주주에 의해서 폐쇄적으로 경영되던 기업의 주식을 다수의 대중에게 분산하는 것이라고 이미 설명 드렸죠? 상장은 그 후에 증권거래소가 상장 기준을 충족하는 유가증권이 대량으로 거래될 수 있도록 승인하는 걸 말합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지난 주에 이 중요한 두 과정을 다 거친 겁니다.

문) 자, 뚜껑을 열어보니까 평가가 괜찮더라는 거 아닙니까?

답) 일단 재기에 성공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워낙 바닥까지 추락했었으니까요. 지난 해 5월 주가가 1달러 9센트까지 떨어졌었거든요. 거래가 불가능한 수준이었죠. 당연히 미국 증시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구요. 그런데 1년 반 만에 다시 상장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공모가인 주당 33달러에 6%가 더 붙은 35달러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문) 원래 주당 26~29달러 선일 것으로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많이 뛰었네요.

답) 예. 한 27% 뛰었습니다. 그 덕분에 제너럴 모터스가 이날 모두 4억7천8백만 주를 공모했고 1백58억 달러를 확보했습니다. 이게 미국 기업 공개 사상 2번째로 큰 규모라고 합니다.

문)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군요. 제너럴 모터스가 파산 위기를 겪을 당시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구제 금융을 쏟아 붇지 않았습니까? (재무부가 5백억 달러 정도 투입했었죠) 이번에 그거 많이 갚을 수 있었겠네요.

답) 제너럴 모터스가 그동안은 사실상 국유화됐었다고 봐야 하는데요. 미 정부가 워낙 지분을 많이 갖고 있었으니까요. 한 61% 정도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회사가 상장되면서 재무부가 갖고 있던 지분 3억4천8백만 주를 팔았습니다. 주당 33달러씩 얼추 계산해도 재무부가 이날 1백10억 달러 훨씬 넘게 벌어들인 거죠.

문) 그럼 정부 지분이 많이 줄어든 거죠?

답) 물론입니다. 재무부가 제너럴 모터스 지분을 37%로 줄였다고 합니다. 그 말은 곧 제너럴 모터스가 미 정부의 손아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요. 투자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관리 체제라는 오명을 하루 빨리 벗어야 합니다만, 글쎄요, 이 부분엔 아직 회의적인 시각도 분명히 있습니다.

문) 제너럴 모터스가 정부 빚 다 갚기 어려울 걸로 보는 시각을 말하는 건가요?

답) 예.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는 거죠. 제너럴 모터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진 빚을 다 갚기 위해선 시가총액이 7백억 달러 정도는 돼야 한답니다. 이 돈은 제너럴 모터스가 상반기 미국 정부에 갚은 돈의 10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거든요. 따라서 이번에 기업 공개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하더라도 기업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갚을 수 없다는 얘기가 됩니다.

문) 회사 입장에선 큰 숙제를 안았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 놀랍다는 주변의 반응이 많잖아요.

답) 예. 이번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무엇보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습니다. 수익성 좋은 차종만 남기고 나머지 부실을 털어내 버린 겁니다. 이 와중에 수 천 명의 감원과 공장폐쇄가 이뤄졌구요. 물론 몸집을 줄여 비용을 낮추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또 미래형 전기차 개발도 차근차근 준비했습니다.

문) 그런 구조조정 효과가 결국 빛을 발한 거군요.

답) 예. 올 들어 세계 경기가 다소 회복 기미를 보이자 덩달아 회사 사정도 나아졌습니다. 특히 경쟁사인 도요타의 차량 결함으로 인한 제품회수 파문도 득이 됐구요. 이런 저런 호재로 올 들어 3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른 겁니다.

한 때는 제너럴 모터스에 좋은 건 미국에 좋은 것이고 미국에 좋은 건 제너럴 모터스에 좋은 것이다, 미국인들이 이런 말도 스스럼없이 했을 정도였는데요. 자동차 업계의 거인 제너럴 모터스가 과연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아직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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