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제너럴 모터스, GM이라고 부르죠?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몰락해 가는 미 자동차 산업의 상징처럼 여겨지지 않았습니까?
답) 희망이 안 보이는 듯 했었죠.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연간 기준 적자 행진을 계속해 왔으니까요. 위태위태하던 차에 지난 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는데요. 손실 규모가 막대했습니다. 1분기 60억 달러, 4분기 34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문) 결국 파산보호 절차를 밟아야 하는 처지까지 내몰렸었구요.
답) 맞습니다. 이 때만해도 GM이라고 하는 공룡기업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아닌가, 심지어 사라지는 게 자본주의 원리에 맞다, 그런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우여곡절 끝에 미국 정부로부터 5백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 받았구요. 이를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문) 글쎄요, 아직 재기했다는 단정을 하긴 이릅니다만, 그렇게 벼랑 끝에 몰렸던 GM의 실적이 갑자기 호전된 건 분명해 보이네요.
답) 기업 경영에 청신호가 들어 왔다는 평가입니다. 그것도 아주 단시간 내에 말이죠. 지난 1.4분기에 드디어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2007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인데요. 8억6천5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합니다. 또 영업이익은 12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문) 그만큼 차를 많이 팔았단 얘기겠죠?
답) 바로 그렇습니다. 전세계 생산량을 57% 늘린 덕분인데요. 그만큼 매출도 크게 뛰었습니다. 1분기 매출이 3백14억8천 달러로 잡혔는데요. 반면에 지난 해 같은 기간 매출은 2백24억3천만 달러 선이었습니다. 1년 만에 40%나 늘린 겁니다. 자동차 판매는 특히 북미 시장에서 선전했습니다. GM의 크리스 리델 재무 담당 최고 책임자의 말을 들어 보시죠.
“The way that I characterize…”
GM을 재건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 채무 상환을 위해서라도 현재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얘길 하고 있습니다.
문) 채무 얘기가 나왔는데 GM이 워낙 빚을 많이 지고 있어서요. 그 부분도 상당히 부담이 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그렇긴 합니다만, GM은 채무 상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 받은 5백억 달러 중 67억 달러를 몇 달 만에 갚아 버렸는데요. 예정보다 5년이나 앞서 상환한 겁니다. 현재 GM은 전체 지분의 70%를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주식 상장을 통해 상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문) 북미 시장에서의 매출 회복이 흑자 전환에 일조했다, 그 부분까지 짚어 봤는데 매출 증가 외에 또 어떤 요인이 있었을까요?
답) 자동차 판매가격을 인상한 것도 한 가지 원인으로 꼽을 수 있구요. 구조조정을 통한 감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또 공장도 폐쇄하지 않았습니까? 일부 자동차 모델을 정리한 결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이런 저런 비용을 크게 줄인 것이 수익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문) 판매 증가와 비용 절감 노력이 효력을 발휘했다, 그런 결정은 곧 최고 경영자의 몫 아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그래서 에드워드 휘태커 GM 회장이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거구요.
답) 그렇습니다. 휘태커 회장은 최고경영자도 겸하고 있는데요. 구제금융을 받아 새로 출발한 GM의 기업문화를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공룡 GM을 뛰게 한다, 그런 비유도 있구요. TV 광고에까지 직접 출연했습니다.
문) 취임한 지 얼마 안됐죠?
답) 예. 지난 해 6월 GM 경영을 감독하기 위해 이사회 회장에 취임했는데 12월부터는 자산이 직접 회사 경영을 맡았습니다. 전 최고경영자 프리츠 핸더슨을 내보내고 말입니다. 취임하자마자 조직개혁에 나섰습니다. 4명의 고위 임원을 퇴출시켰구요, 외부에서 7명을 최고 경영진으로 영입했습니다. 또 취임한 지 사흘 만에 판매와 마케팅 부서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문) 직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을 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 단기간에 수완을 보여준 건 사실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조직에 충격을 줄 정도로 강도 높은 개혁을 밀어붙였다고 할까요? 이번에는 1분기 흑자를 냈지만 올해 GM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휘태커 회장은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 쓰러져 가던 공룡이 회생할 수 있을 것인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지금 거대기업 GM을 다시 한번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