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일 개성 자남산 여관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양측 적십자간 3차 실무접촉을 갖고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6박7일 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기로 합의했습니다.
상봉장소는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와 금강산 호텔로 정해졌습니다.
이번 합의는 그동안 양측이 줄다리기를 했던 상봉 장소 문제에 대해 북측이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하자는 한국 측 제안을 받아들여 이뤄지게 됐습니다. 한국의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입니다.
“북측이 이번 상봉 행사 만큼은 조건 없이 금강산 면회소에서 하자는 데 동의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10월30일부터 상봉 행사를 갖는 것으로 합의가 된 겁니다.”
이에 따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해 9월 말 이후 13개월 여 만에 다시 이뤄지게 됐으며 2000년 이후론 이번이 18번째가 됩니다.
앞서 1, 2차 접촉에서 북한은 상봉 장소로 ‘금강산 지구 내’라는 애매한 표현을 쓰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가 이뤄져야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봉 장소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상봉 장소로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제안하면서 북측도 구체적인 장소를 제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상봉 규모는 북측의 요구대로 이전에 했던 수준인 남북 각 1백 가족으로 결정됐습니다.
일정은 북측 방문단의 한국 측 가족 상봉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그리고 한국 측 방문단의 북한 측 가족 상봉은 다음 달 3일부터 5일까지로 잡혔습니다. 단체 상봉은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그리고 개별 상봉은 금강산 호텔에서 이뤄집니다.
남북은 오는 5일 각 2백 명의 이산가족 생사확인 의뢰서를, 8일엔 생사확인 의뢰서에 대한 회신을, 그리고 20일엔 상봉 최종명단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한편 북측은 이날 접촉에서 상봉 장소 문제에서 한국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이산가족 상봉 면회소를 비롯한 금강산 관광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 당국간 접촉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압박했습니다.
한국 측은 북한의 이 같은 당국간 별도 접촉 요구에 대해 추후 북한이 제기하면 관계 당국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남북은 이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오는 26일에서 27일 이틀간 개성에서 적십자 본회담을 개최하는 데도 합의했습니다.
이 회담에서 한국 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북측은 인도주의 사업 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