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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부채한도 상향안 가결, '디폴트' 모면...불체 단속 '직장 급습' 중단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이 12일 본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이 12일 본회의장을 나서며 취재진과 환담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현숙 기자와 함께합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하원이 정부 부채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를 면하게 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직장을 불시에 급습해 불법 체류자들을 적발하는 단속행위를 중단합니다. 이어서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교사 부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이 연방 정부의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사태를 모면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하원이 연방 정부의 부채한도를 12월 초까지 4천800억 달러 늘리는 법안을 12일 통과시켰습니다. 찬성 219대 반대 206표로 법안이 가결됐는데요. 이로써 미국 정부 부채는 현재 28조4천억 달러 규모에서 약 28조9천억 달러로 한도가 올라갔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상원에선 이미 통과한 거죠?

기자) 네. 지난 7일 민주당 지도부가 공화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12월 초까지 부채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데 합의한 바 있는데요. 일단 디폴트를 면하고, 그동안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결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상원에 이어 이제 하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만 하면 효력을 발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법안 통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부채한도 논의가 완전히 마무리된 건 아니군요?

기자) 네. 일단 12월 3일까지로 논의가 미뤄진 겁니다. 장기적인 부채 설정 논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공화당은 여전히 국가부채를 늘리는 데 반대하고 있고요. 따라서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이 디폴트 사태를 맞은 적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한 번도 없습니다. 미 의회는 지난 1965년 이후 약 70차례에 걸쳐 부채 한도를 올리거나 한도 적용을 연장해왔는데요. 만약 이번에 부채 한도 논의가 실패해서 미국의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하면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나왔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부채한도라는 게 뭔가요?

기자) 미국 정부는 매년 막대한 재정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는데요. 재정 적자란 세금을 비롯해 정부 재정에 들어가는 돈보다 각종 지출로 나가는 돈이 많은 걸 말합니다. 이렇게 모자란 부분은 외부에서 돈을 빌려서 메우는데요. 국채 발행이 대표적인 수단입니다. 하지만, 국채를 활용해서 무한정으로 돈을 빌릴 수는 없으니까 의회에서 제한을 두는데요. 그게 바로 부채한도입니다.

진행자) 그래서 부채한도 상향선을 법으로 정한다고 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의회는 지난 2019년, 당시 22조 달러의 부채 한도를 2년 연장했고요. 그 적용이 만료되는 시점이 지난 7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고요. 그동안 정부 부채는 28조 4천억 달러로 한도를 뛰어넘게 됐죠.게다가 정부 현금도 이달 18일이면 고갈된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부채한도 설정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겁니다.

진행자) 실제로 디폴트가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채무불이행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부가 빌린 돈을 갚을 수가 없고 또 신규 채권 발행도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세수로 확보된 자금 역시 부채 상환에 먼저 사용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국 국민에게는 어떤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겁니까?

기자) 우선, 연방 공무원의 급여 지급이 중단되고요. 사회보장연금과 재향군인에 대한 연금 역시 지급이 어렵게 됩니다.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식료품 지원 역시 중단될 수 있는데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10일 ‘ABC’ 방송에 출연해, 디폴트가 현실이 될 경우 5천만 명에 달하는 은퇴자들이 정부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고, 군인들에 대한 급여도 불확실하며, 3천만 미국 가정이 부양 자녀 현금 지원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진행자) 국가 부채한도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국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다, 이런 경고도 계속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금융분석기관인 ‘무디스’는 미국이 디폴트를 맞게 되면 국내총생산(GDP)이 4%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6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률이 9%까지 오르는 한편, 미국의 부가 15조 달러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특히 미국이 디폴트로 국가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전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공화당은 여전히 장기적인 부채 한도 상향에는 부정적인 입장인 거죠?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재정 건전성을 우려하며 국가 부채한도 상향은 물론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안도 반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부채 한도를 높이는 것은 오래된 빚을 갚은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사회복지 예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3조5천억 달러 사회복지 예산안은 공화당의 반대로 의회 통과가 힘들게 되면서, 현재 예산 규모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로스앤젤레스 모처를 급습해 불법체류자를 체포하고 있다. (자료사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로스앤젤레스 모처를 급습해 불법체류자를 체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직장을 급습하는 관행이 사라진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민국 직원들이 불시에 대규모로 직장에 급습해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는 방식을 중단한다고 국토안보부가 밝혔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12일 메모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해당 관행은 인권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불법체류자들을 단속하기 위해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겁니까?

기자) 네. 마요르카스 장관은 메모에서, 불법체류자 피고용인들을 급습하는 대신, 직원들이 문서를 갖추지 못한 이민자들, 즉 불체자 신분이라는 것을 약점으로 잡고 이들을 착취하는, 비양심적인 업주들을 적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불법체류자를 고용한 업주들로 단속 대상이 바뀌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종업원에 대한 착취행위는 최저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안전규정을 위반한 환경에서 일을 시키는 행위, 불체자들을 인신매매하는 행위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단속에 투입되는 국토안보부 산하 기관들이 어딥니까?

기자)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 그리고 이민서비스국(USCIS)인데요.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 세 기관의 국장들이 앞으로 두 달 안에 불체자들을 착취하는 업주들에 대한 벌금을 높이고, 불체자 직원들로 하여금 단속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고용주의 불법행위를 정부 기관에 신고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 요원이 일터를 대규모로 급습해 불법체류자를 체포하는 작전이 흔한가요?

기자)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19년, 미 남부 미시시피주의 양계장을 덮친 불체자 단속인데요. 당시 680명에 달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체포됐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소속의 대통령들은 직장을 급습하는 단속 방식을 옹호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와는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보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직장 내 급습 단속이 수백 명의 노동자를 한꺼번에 체포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치명적인 불법 고용 문제는 소홀히 했다”며 그것은 바로 “고용주의 노동 착취”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그러면서 수사에 협조하는 노동자들이 추방이라는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수사에 협조하면 불법체류자임이 드러나게 될 텐데 어떻게 배려한다는 겁니까?

기자) 직장 내 급습 중단과 동시에 ‘기소재량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마요르카스 장관은 밝혔습니다. 직장 내 착취행위에 관해 고발하거나 고용주가 보복으로 추방하는 걸 막기 위한 조처인데요.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민법원이 심각한 적체 현상을 보이자 이민국 검사들에게 기소재량권을 적극 행사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소재량이란 기소 대상을 분류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안들은 심사를 거쳐 추방재판에서 제외하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국토안보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노동자 권익 단체들은 정부의 결정에 크게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민 노동자들 특히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가장 취약한 노동계층이며, 또 시골 농장 지역의 경우 이민자 노동력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는 만큼 필요한 조처라는 반응입니다. 반면 공화당 소속의 톰 코튼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국토안보부의 법 집행 능력을 갈수록 더 약화시키고 있고, 결국엔 미국인 노동자가 피해를 볼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주 고등학교 교사들이 지난 7월 과학캠프 참가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있다. (자료사진)
미국 텍사스주 고등학교 교사들이 지난 7월 과학캠프 참가 학생들의 체온을 재고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사가 계속 부족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플로리다교육협회(Florida Education Association)가 최근 주내 교사 부족 상황을 공개했는데요. 현재 플로리다주에 교사 5천 100명의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협회는 지난 8월 주내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나온 4천 900여 개의 공석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이번에 다시 확인한 건데요. 오히려 공석이 200개가량 더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부족한 교사 수는 앞서 기간에 비해 얼마나 더 늘어난 거죠?

기자) 이 협회가 지난해 8월 조사했을 때보다 무려 67%나 늘어난 겁니다. 이는 교사직뿐이 아니고요. 교사 외 버스 운전기사 등 직원도 4천 명 이상이나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진행자) 교사 부족 문제는 꼭 플로리다주만의 문제가 아닐 텐데요. 다른 주의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미국 내 교사 부족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입니다. 60만 명의 학생이 등록된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현재 500명의 교사 자리가 공석인데요. 이는 앞선 해에 비해 5배나 증가한 겁니다. 멤피스가 속한 테네시주의 셸비카운티 역시 올해 교사 공석은 지난해보다 5배 늘어난 200석 이상입니다.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는 지난해 41석이던 공석이 올해 283석으로 급증했고요, 오클라호마주의 털사 역시 지난해 38석에서 올해 193석으로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전반적으로 교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학교는 대략 어느 정도나 되는 걸까요?

기자) 학교 행정 전문 기업 ‘프론트라인 에듀케이션(Frontline Education)’이 약 1천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3분의 2가량이 교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도시와 지방의 교사 부족 문제 상황에 큰 차이가 있나요?

기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도시 지역과 지방 모두 교사 부족 문제가 있습니다. 도시에선 학교의 크기와 관계없이 75% 지역의 학교에서 교사가 부족한 상황이고요. 지방은 이보다 조금 낮은 65%의 지역에서 교사 부족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문제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뭐죠?

기자)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교사 부족 문제는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 오던 문제였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미시간주의 예를 들면 지난해 주내 교사 은퇴는 앞선 해에 비해서 40%나 늘었습니다. 전미교육협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약 2천 700명의 응답자 가운데 32%가량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일찍 은퇴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교사들이 느끼는 압박감이 다른 직종 종사자들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는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서 교사가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교사 공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당시 연구소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응답한 미국 공립학교 교사들의 보고에 따르면 일반 취업 성인 인구에 비해 빈번한 직업 관련 스트레스를 경험할 가능성이 거의 2배, 우울 증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일반 성인 인구보다 거의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어려움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이행되고 있나요?

기자) 여러 방안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오리건주는 최근 보조 교사로 일할 때 필요한 대학 학위 조건을 일시적으로 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로드아일랜드주의 프로비던스는 지난달 교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 고용된 교사에게는 1회 2천 500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오클라호마와 노스캐롤라이나, 뉴저지 등도 신규 채용 교사에게 현금 지원을 인센티브로 내걸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문제로 업계에선 교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선 철저한 코로나 방역 시스템 구축을 통한 교사 업무 지원과 낮은 연봉 문제 개선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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