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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냉전 종식 방식 이견, 새로운 동북아 긴장 조성”


지난 17일 전략국제 문제연구소(CSIS)와 한국의 동북아시아역사재단이 함께 주최한 세미나
지난 17일 전략국제 문제연구소(CSIS)와 한국의 동북아시아역사재단이 함께 주최한 세미나

냉전의 결말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국들 간의 엇갈린 전망이 동북아시아에서 불확실성과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를 취재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국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엇갈린 예상을 하고 있다고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실장이 주장했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그린 실장은 지난 17일 전략국제 문제연구소(CSIS)와 한국의 동북아시아역사재단이 함께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는 북한의 후계 체계가 순조롭게 구축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냉전이 한국 주도의 통일로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 나라들에서는 북한 내부의 불안정과 정권 붕괴, 그에 따른 급변사태 대응 계획 등에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그린 실장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다른 예상을 하고 있다고 그린 실장은 말했습니다.

북한의 불안정은 중국에 단기적 위협이 되며,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은 장기적 위협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불안정을 막고, 북한을 완충국으로 유지하면서 한반도의 통일을 지연하려 한다고 그린 실장은 지적했습니다.

그린 실장은 이처럼 한반도의 냉전 종결 방식에 대한 엇갈린 전망 때문에 한반도 주변국들 사이에 불신과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44년 만에 열릴 예정이었던 노동당 대표자회가 북한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이달 상순에 열리지 못한 것은 심각한 경제 문제 때문일 수 있다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래리 닉쉬 박사가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이날 세미나가 끝난 뒤 ‘미국의 소리’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에서 경제 문제 대응 방안을 놓고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며, 견해차가 해소될 때까지 노동당 대표자회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닉쉬 박사는 그러면서 북한의 정책 입안 과정에서 군부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건강 악화 이후 절대적인 통치가 불가능해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서는 군부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닉쉬 박사는 이들 사이에 심각한 경제 문제 해결에 대한 견해차가 드러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또 당 대표자들 가운데 소수가 심각한 경제 문제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을 수 있다고 닉쉬 박사는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닉쉬 박사는 지난 2월 김영일 전 총리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시내 인민반장 수 천 명을 모아 놓고 화폐개혁 부작용에 대해 사과했던 것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으로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려 했던 전례 없는 조치였고, 북한은 이와 유사한 상황이 당 대표자회에서도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것입니다.

닉쉬 박사는 따라서 이 같은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노동당 대표자회가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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