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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민주화 시위대, 질서 회복 나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30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한 이집트 반정부 시위대가 이제 시위 현장 정리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군부는 이집트에 민선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무바라크 내각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위 열기가 지나간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로 가 보겠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 민주화 시위로 한껏 달아올랐던 이 곳은 이제 청소도구를 손에 쥔 시민들로 북적입니다. 18일 동안 시위로 여기 저기 쌓인 쓰레기를 말끔히 청소하기 위해서 입니다.

‘어제는 시위, 오늘은 이집트 건설’ 이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사람들도 눈에 띕니다.

24살의 건축가 라니아 타모움씨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It’s our country…”

조국인 이집트 재건에 참여하는 것이 자신에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타모움씨는 조국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은 그려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최우선 목표였다고 강조합니다.

“Actually, I cannot say…”

타모움씨는 자신의 희망을 정확히 말하긴 힘들지만 이집트의 더 나은 모습을 원하는 것만큼은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정권의 상징과 흔적 대신 새로운 정부가 이집트에 들어서길 희망한다는 겁니다.

시위의 열기는 많이 가라 앉았지만 12일 하루 내내 카이로는 들뜬 분위기였습니다.

시민들이 이슬람교 노래를 부르며 타흐리르 광장을 빠져 나갑니다. 일부 시민들은 시위 중 머물던 천막을 거두고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타흐리르 광장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이슬람 성직자인 압델 하메드 타하 씨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임은 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광장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타하 씨는 시민혁명의 승리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광장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정부 시위를 통해 한 가지 요구 사항만 관철됐을 뿐, 이제는 군부와의 대화를 원한다는 겁니다.

이집트 민주화로 넘어가는 과도기는 이제 군부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군부는 권력을 곧 민선정부에 넘길 것이라고 약속해 왔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집트 야권 최대 조직인 ‘무슬림 형제단’이 참가한 자유롭고 투명한 선거를 촉구해 왔습니다. 비상 계엄법 철폐와 개헌도 요구 사항입니다.

군 최고위원회는 12일 무바라크 내각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평화협정도 준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많은 이집트 국민들은 시위를 무력 진압하지 않은 군부의 결정을 영웅적이라고 치켜 세우고 있습니다. 12일 현재 탱크는 카이로 중심부를 여전히 지키고 있습니다. 군인들과 사진을 찍는 시민들, 또 이들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이제 이집트 국민들은 군부가 이집트를 다음 단계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 더 나은 미래로 안내하겠다는 군부의 약속이 꼭 지켜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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